MedicalTimes
  • 제약·바이오
  • 국내사

재조명 받는 날트렉손 성분…'콘트라브' 탄력 받나

발행날짜: 2020-10-20 05:45:30

항염증, 고인슐린혈증·인슐린 저항성 개선 등 효용성 부각
"비만치료제 중 유일한 비향정약…장기간 안전한 투약 가능"

알코올 의존 치료제로 사용되는 날트렉손 성분이 재조명받고 있다.

항염증 기능에 이어 인슐린 저항성 개선 등 효용이 밝혀진 만큼 염증 및 고인슐린혈증에 시달리는 비만 환자들은 날트렉손이 포함된 비만약 사용으로 추가 혜택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도 만디 공과대학 아브히나브 교수 등 연구진이 진행한 고인슐린혈증 및 인슐린 저항성에 대한 저용량 날트렉손 투약 효용성 연구가 9월 17일 생화학 저널(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에 게재됐다.

날트렉손 성분은 알코올 의존 치료요법이나 아편류의 효과 차단 등에 사용된다. 날트렉손과 부프로피온을 섞은 복합제는 비만 치료제 콘트라브가 있다.

콘트라브
연구에 따르면 저용량 날트렉손 요법은 쥐 모델에서 고인슐린혈증을 매개하는 인자들을 억제하고 염증 유발 사이토카인의 완화 및 인슐린 감수성을 개선했다.

연구진은 "고인슐린혈증은 SIRT1 단백질을 억제, 염증을 발현시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저용량 날트렉손 요법을 사용할 경우 SIRT1 억제를 막고 대식 세포를 활성화해 항염 기능을 촉진한다"고 말했다.

날트렉손 성분을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된 고인슐린혈증 치료제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만성통증 치료제로 활용될 가능성 대한 새 연구도 추가됐다. 통증과 두통(Current Pain and Headache Reports)학술지에 게재된 최근 연구는 저용량 날트렉손 사용이 섬유근통, 염증성 장질환, 다발성 경화증 등 만성통증과 관련된 증상을 줄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기전은 명확치 않지만 날트렉손이 신경 염증을 조절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연구진의 판단.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시 발생하는 사이토카인 폭풍 등 과도한 염증성 반응도 날트렉손 성분이 제어할 수 있다는 연구도 나왔다.

비만 환자들이 주로 만성염증 및 고인슐린혈증에 시달린다는 점에서 날트렉손 성분이 비만 치료에 추가 효용을 가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16년 출시된 비만치료제 콘트라브는 날트렉손과 부프로피온의 복합제다.

실제 콘트라브를 제2형 당뇨병 환자에 처방했을 때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 결과가 미국당뇨병학회지(ADA) 7월호에 게재된 바 있다.

치료 1년차 결과에 따르면, 콘트라브는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체중 개선에 효과적이고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콘트라브를 사용한 환자들 가운데 초기 반응군의 경우 치료 16주차에 본인 체중의 최소 5%가 감소했으며, 1년간 치료를 완료한 환자들에서는 연구시작시 체중 대비 8.8% 미만까지 줄었다. 제2형 당뇨병으로 인해 인크레틴 기반 치료를 받으면서 체중 감량을 원하는 환자군에서는 콘트라브가 최적의 선택지라는 뜻이다.

황희진 비만건강학회 총무이사(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는 "최근 날트렉손 성분의 항염증, 인슐린 저항증 개선 효과 등을 살핀 연구가 나오고 있다"며 "비만 환자는 과식으로 인해 혈당이 높거나 인슐린 저항성을 가질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과체중이면 지방세포를 통한 염증 유발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며 "이런 경우 날트렉손 성분이 들어간 콘트라브를 사용하면 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아직 기전은 명확치 않다"고 밝혔다.

그는 "날트렉손 단일 성분 혹은 날트렉손이 들어간 콘트라브가 체중 감소 외에 인슐린 저항성 등의 개선 효과를 확인하려면 보다 장기간 대규모의 연구가 필요하다'며 "기전이 명확하지 않고 학계 정설이 아닌 만큼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광동제약이 출시한 콘트라브는 향정신성의약품이 주도하는 비만약 시장에 독특한 위치를 가지고 있다.

제약사 관계자는 "콘트라브는 식욕과 식탐을 모두 억제하는 차별화된 기전을 갖고 있다"며 "특히 식욕억제를 기전으로 하는 비만치료제 중 유일한 비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장기간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