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분위기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대한개원의협의회(이하 대개협) 김동석 회장이 차기 의협 회장 선거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선 것.
대개협 김동석 회장은 1일 서울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추계연수교육 학술세미나 기자간담회에서 "투쟁과 회무 안정력을 발휘할 기회가 된다면 출마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의협 회장 선거 출마를 시사한 것. 현재 차기 의협 회장 선거에 나설 주자로 이름이 거론되는 후보군은 있지만 자신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이야기한 것은 김동석 회장이 처음이다.
출마 가능성을 이야기한 김 회장은 현 의협 집행부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김동석 회장은 "의협은 지난 8월 총파업에 대해 심도 있는 검토와 자성이 필요하다"라며 "당시 개원의가 참여하지 않은 것은 시도의사회장과 의협 집행부 사이 갈등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일부 시도의사회는 회원에게 파업을 독려하거나 반상회를 개최하는 등의 활동을 하지 않았다. 의협이 모든 것을 포용하지 못하고 간 결과"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의협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개혁 정도가 아니라 틀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일례로 의협에는 3~4명의 보험이사가 있는데 이들이 타진료과 문제까지 주관하고 있다. 당사자가 회의체에 참여해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의협 이사는 옵저버로 참여해야 한다"라며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확대 개편 후 위원을 구성 중인 범의료계 투쟁 특별위원회에 대한 비판도 가감 없이 했다.
김 회장은 "인적 구성이 편향적이다. 이는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지 못하고 범투위가 상임이사회에 종속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의협은 내부 소통을 잘하고 범투위 건의가 존중받는 시스템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시 문제는 앞으로 범투위에서 논의하겠다고 했다. 그랬으면 그 회의체에서 격론을 벌여야 한다"라며 "그래놓고는 갑자기 의정 대화를 거부한다고 발표했다. 협상단장도 만들어놓고 대화를 안 하겠다고 먼저 선언해버리면 범투위는 어디로 가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좌훈정 기획부회장도 "지난 범투위 투쟁이 미흡한 결과로 남았던 이유가 바로 소통의 문제였다"라며 "내부 소통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어야 한다. 의대생 국시 문제가 해결돼야 한 발 더 나갈 텐데 최대집 회장이 개인 SNS로 의견을 내는 것은 전혀 사태 해결에 역할을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김동석 회장은 현재 의료계 최대 현안인 의대생 의사국시 미응시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그는 "내년 2700명의 신규 의사가 배출되지 않으면 국민 건강권에 위해가 간다. 이를 바탕으로 국민 설득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라며 "정부가 의사국시 실기시험 재응시 의지만 있다면 일정은 얼마든지 조절 가능하다. 10년 동안 4000명을 더 늘리겠다는 정부가 2700명의 의사가 내년에 필요 없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의 반대에도 정부가 현재 입장을 고수한다면 멘토링 시스템을 도입해 의대생의 금전적, 시간적 피해를 막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라며 "다만 의대생이 원해야 하는 일이다. 의대생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은 함부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