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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성 커진 고압산소치료…정작 의료진은 '삭감' 걱정

발행날짜: 2020-11-21 05:54:57

한림대 동탄성심, 경기도 지원 받아 고압산소치료기 도입
2주로 묶어 놓은 급여기준 탓에 치료 한계…건강보험 개선 주장

중증응급과 재난환자 치료에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고압산소치료기.

지역 거점 병원을 중심으로 고압산소치료기를 도입하고 있지만, 정작 의료진들은 좁은 보험 급여기준 탓에 활용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왕순주 응급의료센터장
지난 20일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왕순주 교수(응급의료센터장)는 고압산소치료에 있어 건강보험 급여기준의 문제점을 설명했다.

앞서 동탄성심병원은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경기남부 최초로 고압산소치료기를 도입, 본격 환자치료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다인용 고압산소챔버(치료공간이 있는 장비)와 1인용 챔버를 함께 갖춰 다양한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환자치료가 가능할 전망이다.

병원 내에서 기기 도입을 진두지휘한 왕순주 교수는 "경기북부에는 명지병원이 도입했고 남부권에서는 동탄성심병원이 도입하게 됐다"며 "경기도가 처음에는 권역응급센터라는 기준을 설정했던 터라 우리는 지원할 자격조차 되지 못했다. 하지만 적극적인 의견 개진으로 지자체 기준을 완화해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왕 교수는 고압산소치료가 여러 질환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건강보험 급여기준이 지나치게 좁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제시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일산화탄소 중독, 감압병(잠수병), 가스색전증, 혐기성세균감염증(가스괴저증), 시안화물중독증, 시력소실 24시간 이내 급성기 중심망막 동맥폐쇄, 과도한 출혈에 의한 빈혈 등에 한해 고압산소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또한 화상, 버거씨병, 수지접합수술 후‧방사선치료 후 발생한 조직괴사, 당뇨병성 족부 궤양(당뇨발, Wagner grade 3 이상), 돌발성 난청환자도 건강보험 지원 대상이다.

문제는 고압산소치료를 2주 이내로 기간을 한정해둔 것.

이를 추가로 연장해 실시할 경우 심평원은 사례별 심사를 통해 급여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자칫 2주 이상 고압산소치료를 할 경우 진료비 삭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날 왕순주 응급의료센터장은 병원을 방문한 지자체 인사들과 기자들에게 고압산소치료기 도입의 의미를 설명했다.
왕 교수는 "건강보험으로 고압산소 치료 기간을 2주로 제한했다. 당뇨발 환자의 경우 2주 이후 추가 치료를 하면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는데 급여기준 상의 어려움으로 치료에 한계가 있다"며 "뇌진탕에 따른 두통의 경우도 해외에선 고압산소치료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보험급여 문제로 활용되고 있지 못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왕 교수는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질환에 고압산소치료를 할 경우 환자가 전적으로 부담한다"며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실손의료보험 상에도 고압산소치료에 대한 항목이 없어 자칫 병원의 소송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제대로 된 치료를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나마 최근 대한고압의학회(회장 허탁, 전남대병원)에서 한국형 치료 가이드라인 제정을 추진하며 이를 심평원 등에 제시해 보험급여 문제를 해결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함께 자리한 동탄성심병원 박주옥 교수(응급의학과)는 "국내는 고압산소치료 관련 보험급여 기준도 문제가 많은데다 의료인력 구성에 대한 한계도 존재한다"며 "다행히 한국형 가이드라인이 추진되고 있는데 올바른 보험급여와 의료인력 구성에 대한 기준이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왕 교수는 "고압산소치료기를 도입한 초기에는 삭감 문제를 각오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꼭 해결해 나가야 한다"며 "치료재료의 문제도 반드시 고쳐야 하는데, 환자의 산소마스크의 경우 개당 4만~5만원이 소요되는데 별도 보상이 반드시 필요하다. 재사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보건당국이 반드시 알아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동탄성심병원이 최근 도입한 고압산소치료기의 경우 현재 전국의 66개 의료기관에 설치돼 있으나 응급환자 치료가 가능한 곳은 26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경기도의 경우 동탄성심병원과 명지병원이 도입하기 전까지 1인용 챔버만 2곳의 의료기관이 보유했던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