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릉 펜션 사고로 고압산소치료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자 서울시가 이에 대한 긴급 투자에 나선다.
서울시내에 중증 일산화탄소 중독 치료가 가능한 곳이 없다는 지적에 따라 1000여평 규모의 응급병동을 구축하기로 결정한 것.
서울시는 현 서울의료원 인근에 연면적 3669.62㎡, 지상 3층 규모의 응급의료병동을 구축한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오는 3월 4일 첫 삽을 뜬 후 2020년 완공 후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응급의료병동은 지금까지 서울시내에 인프라가 부족다하는 지적을 받아 온 고압산소치료와 화상 치료, 소아 부분을 전문으로 하게 된다.
병동 1층에는 중증응급환자와 소아환자를 위한 공간이 마련되며 2층은 중증 일산화탄소 중독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고압산소치료실, 3층은 중환자실이 마련된다.
특히 병동 자체를 감염환자와 일반환자와의 동선을 사전에 분리할 수 있도록 구축해 감염확산방지에 집중하며 특수 중증환자에 대한 집중 관리를 목표로 한다. 고압산소치료실을 별도로 마련한 것도 같은 이유다.
앞서 강릉 펜션 사고로 일산화탄소 중독에 빠진 학생들이 응급 조치를 받지 못하면서 고압산소치료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강릉 지역에 강릉아산병원에만 고압산소치료실이 있어 당시 의식 불명이던 학생들이 긴 시간을 들여 전원 조치 되면서 국내 고압산소 치료의 부실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에 고압산소치료 시설을 갖춘 병원은 전국을 통틀어 26개 불과하며 서울시에는 서울아산병원과 구로성심병원, 한양대병원에 시설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모두 1인용 체임버에 불과하다.
중증 환자의 경우 의사가 함께 체임버에 들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다인용 체임버가 필요하지만 서울시조차 이에 대한 시설이 전무하다는 의미다.
결국 서울시에서 강릉 펜션 사고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경우 모두 수도권 밖으로 전원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셈. 서울시가 긴급하게 이에 대한 투자를 결정한 것도 이러한 이유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의 건강권 확보를 위해 고압산소치료실과 화상치료실을 갖춘 응급의료병동을 긴급히 구축하게 됐다"며 "의료안전망을 강화해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시설은 평상시에는 지역내 응급의료종사자들의 교육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중증 응급환자 치료와 더불어 지역 내 재난 상황을 대비하고 응급 상황에 대처하는 첨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