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중환자실 등급을 3단계로 구분해 의료인력 기준을 높이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정착 등을 통해 많은 변화가 있지만 일본, 유럽 등 다른 국가에 비해 의료인력은 여전히 부족한 만큼 한단계 강화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한중환자의학회 이상민 기획이사(서울대병원)는 27일 대한병원협회 주최로 열린 KHC 2020에서 국내 중환자실의 현황을 공개하며 등급 조정안을 내놨다.
학회가 제안한 안에 따르면 중환자실 등급을 1~3단계로 구분했다. 1등급은 전담전문의 1인당 10병상 이하 기준을 유지하고 2등급은 전담전문의 1인당 15병상 이하, 3등급은 전담전문의 1인당 20병상 이하로 운영하는 안을 제시했다 .
간호 인력 기준은 1등급 간호사:환자를 1:1.5이하로 유지하고 2등급은 1:2이하, 3등급은 1:2.5이하로 인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봤다.
1등급은 MV, CRRT, ECMO 등 장비와 더불어 격리실 비율을 10%이상 유지하고 전용 초음파 시설도 구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2, 3등급은 MV, CRRT 등과 함께 격리실 등을 갖출 것을 제안했다.
현행 기준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은 중환자실 3등급 이상을 충족하면 된다. 하지만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받으려면 1등급 요건을 갖춰야 하는 게 현실.
차라리 상급종합병원에 국한해 별도의 3등급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에 합당한 수가 등 보상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이 중환자실 질 향상을 위해 효과적이라고 봤다.
이상민 기획이사는 "전담전문의 여부에 따라 패혈증 사망률이 41.6%에서 17.9%로 크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2009년도 H1N1유행 당시 중환자 사망률 또한 2배이상 차이가 났다"고 전했다.
중환자실 전담전문의는 위급한 상황을 조기에 인지해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다학제팀 리더 역할을 하며 최적의 치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환자 사망률과 직결된다는 게 이 기획이사의 설명.
그는 "중환자실 전담전문의는 실제 중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로 외래 진료 또는 병동 환자 진료를 병행할 수 없는 것으로 제한해야한다"면서 "다만 중환자 진료 관련 협진이나 병동, 응급실에서 중환자실이 필요한 사유가 있는 환자 진료는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국내 고령화로 중환자실 입실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여부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그럼에도 종별, 지역별 격차가 크고 전담전문의가 부족한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전문성을 지닌 숙련된 간호사들이 이직 없이 중환자실 근무를 할 수 있는 환경조성이 절실하다"며 "중환자실 역할에 따라 등급을 정하고 적절한 수가가 정해지면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