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 분야에 부족한 의료인력 해소 일환으로 국립대병원과 지방의료원간 협력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의대 홍윤철 교수는 3일 열린 2020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학술대회 기조연설에서 국립대병원을 구심점으로 공공의료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국립대병원은 '공공의료' 역할을 갖고 있음에도 현실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제역할을 해야한다고 봤다.
홍 교수는 '공공보건의료 전달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방안으로 서울대병원이 지난 2019년, 서산의료원과 협력관계를 맺어온 사례를 제시했다.
서울대병원은 서산의료원에 의료진을 파견, 진료협력 모델을 제시했지만 추후 의사가 빠져나가는 한계에 부딪쳐왔다. 홍 교수는 이를 보완하면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홍 교수는 "이는 단순히 의사만 파견하는 형태가 아니라 지역사회 필수의료를 보완함과 동시에 지역 내 의료수요도 만족시킬 수 있는 모델"이라며 "국립대병원 본원의 인력과 자원을 활용하면서 지역사회 의료기관과도 상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원격 중환자실, 환자 이송, 원격 모니터링 등을 활용하면 국립대병원이 의료취약지 필수의료를 보완해나갈 수 있다"고 봤다.
지방에서 의료인력을 구하기 어렵거나, 수요가 적은 전문과목의 경우에도 원격진료, 원격 협진, 의료진 파견 등의 형태로 국립대병원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형태가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심뇌혈관센터, 공유검진센터, 원격협진을 통한 특성화센터 등을 구축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가령, 공단이 많은 산업단지가 형성된 지방에 환경성 질환이 많이 발생하지만 알레르기내과, 호흡기내과, 직업환경의학과 등 의료진이 부족한 경우 국립대병원에서 의료진을 파견하거나 온라인 대면진료를 통해 얼마든지 특성화 진료를 누릴 수 있다고 제시했다.
또한 홍윤철 교수는 지역사회 민관협력의료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를 강조하기도 했다.
홍 교수는 "실제로 서울대병원은 대표적인 국립대병원이지만 정부 지원 규모는 1% 그치는 수준인데 이 같은 상황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하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며 "정부의 투자가 있고 구체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한국 의료는 90%가 민간의료기관 중심으로 10%의 공공의료만 필수의료를 전담하는데 한계가 있다. 민관협력의료체계를 만들어가야한다"면서 "민간-공공의료가 경쟁관계에선 상생이 어렵다. 상호보완적 시스템을 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KAMC 한희철 이사장은 앞서 개회사에서 "의사인력 논란으로 급기야 의료계 총파업 사태에 이르렀고 아직도 의대생은 의사국시를 못치르고 있다"면서 "앞으로 정부와 의료계는 머리를 맞대고 합당한 보건의료정책을 찾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료인력 양성의 문제가 무엇인지 밝히고 한국 의료현실에서 실현가능하고 지속가능한 정책을 논의해야 한다"며 "이 자리가 정부와 의료계가 국민건강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머리를 맞는 첫 시작이길 바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