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면서 중증환자 병상에 빨간불이 켜졌다.
앞서 1, 2차 대유행을 겪으면서 중증환자를 위한 병상을 확보해뒀지만 최근 환자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30일 메디칼타임즈가 수도권 내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병상 현황을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이미 찼거나 조만간 찰 예정이다. 지난주 초까지만 해도 여유가 있던 대학병원도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급변했다.
서울대병원의 중증환자 치료 가능 병상은 총 12개. 이중 11개가 이미 찼다. 추가로 1명이 늘어나면 더이상은 수용불가다.
서울시립병원으로 서울권 내 코로나19 중·경증환자를 대거 수용 중인 보라매병원 또한 30일 낮 12시를 기점으로 총 164병상 중 13병상 남았다. 지난 26일까지만 해도 50여병상 여유가 있었지만 주말을 지내면서 병상이 빠르게 소진됐다.
보라매병원 한 의료진은 "현재 상황이면 이번주 중에 자리가 없을 수도 있다"며 "1, 2차 대유행을 넘어 이번이 가장 심각해보인다. 경각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환자 급증세가 심각한 것은 경기권도 마찬가지다.
경기권 중증환자를 가장 많이 수용하고 있는 분당서울대병원은 총 9병상이 다 찼다. 경증환자 10병상 중 1병상만 비어있는 상태다.
명지병원 또한 총 9병상 중 7~8명대에서 맴돌고 있다. 명지병원 김인병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현재 상황에서 1~2명만 더 입원하면 자리가 없다"면서 "인근에서 계속해서 확진자 발생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성의료원, 성남의료원 등에서 대구지역 확산 당시 대구동산병원과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어 그나마 버티는 것"이라며 심각한 상황을 전했다.
서울, 경기권에 비해 확진자 발생이 적었던 인천지역도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노인 주간보호센터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상황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인천시의료원이 운영 가능한 코로나19 병상은 130병상. 이중 107병상에 환자가 입소하면서 23병상만 남은 상태다. 하지만 의료원은 병상을 얼마나 확보하는가 보다 의료인력이 관건이다.
인천의료원 조승연 의료원장은 "사실 병상 확보 문제보다 의료인력 확보가 시급하다"면서 "중증환자를 치료하려면 경력직 간호사 확보가 중요한데 코로나19 장기화로 간호사 이탈현상이 심각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평상시에도 연말시즌 간호사들이 이동하는 시기다. 문제는 과거에는 신규 채용공고를 내서 다시 채웠지만 지금은 지원자가 없다는 사실"이라며 "환자 수용 기준이 병상이 아닌 의료인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선택과 집중을 택해야 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의견이 새어나오고 있다. 경증환자 치료에 투입했던 의료인력을 중증환자 치료에 집중하고, 경증치료 전략을 새롭게 세우자는 것이다.
조 의료원장 또한 "최근 의료인력을 중증환자 치료에 재배치 해야한다는 의견에 공감한다"며 "상황이 바뀌는 만큼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