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경영진 입장에선 동기부여책 없고 간호사 이탈현상 우려 파견 의료인력 빈자리 업무 로딩도 문제…중소병원에선 한계
지난 16일,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또 다시 1천명대에 진입한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부족한 병상확보 차원에서 생활치료센터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좀처럼 쉽지 않은 모양새다.
복지부는 최근까지 국공립의료원 등 공공병원 중심으로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하며 버텨왔지만 최근 확진자 급증세로 추가 병상이 턱없이 부족해짐에 따라 민간의료기관까지 도움을 요청한 상황.
하지만 막상 선뜻 나서는 민간의료기관이 일부에 그쳐 난감한 표정이다. 복지부는 대한병원협회를 통해 일선 의료기관에 생활치료센터 지정, 운영을 맡아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복지부가 제시한 지원인력은 의사 1명, 간호사 4명(최소 2명), 기타(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등)로 생활치료센터에서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환자를 타 병원에 이송 여부를 판단하는 역할을 주문했다.
이와 더불어 공보의 및 민간모집 간호인력 등 의료인력을 총괄 지도하는 역할도 맡는다.
그에 따른 협력병원에 대한 지원은 해당 병원의 급여 지원 여부에 따라 달리 적용한다.
유급으로 파견된 경우 의사는 1일 12만원, 간호사는 1일 7만원의 수당을 지급한다. 무급으로 파견된 경우 의사는 1일 45만~55만원, 간호사는 1일 30만원을 지급한다. 이외에도 출장비 1일 4만원에 일비 2만원, 식비 2만원을 받는다.
이밖에도 복지부는 생활치료센터 운영에 필요한 보호구, 검사물품 등 소모품 구입 비용과 시설임차 및 운영비 등 예산도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의료인 파견에 따른 기회비용을 고려해 의료기관의 진료수익 손실에 대해서도 보상한다. 즉, 생활치료센터 운영으로 병원 수익에 손실이 생긴 만큼을 정부가 채워주겠다는 얘기다.
정부의 다급한 요청에 일선 의료기관 경영진은 시큰둥하다. 심지어 앞서 생활치료센터 운영에 나섰던 의료기관마저도 이번에는 주춤하는 분위기다. 왜일까.
이유는 크게 두가지. 하나는 기존 진료 환자진료를 축소하면서까지 코로나19에 매달리기에는 병원 운영상 리스크가 크고 또 다른 하나는 의료인력 이탈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한 종합병원 의료진은 "실제로 앞서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투입한다는 공고를 낼 때마다 그를 이유로 간호인력이 서너명씩 사직했다"며 "당장 간호사 한명이 아쉬운데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지방에 중소병원은 간호인력난이 극심한데 혹시라도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투입한다고 했을 때 이탈현상을 버티기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라매병원 오범조 역학조사단장은 "남산생활치료센터 운영 경험을 비춰볼 때 경증 코로나 환자를 케어하는 과정에서는 의사보다 간호사 등 보조인력이 더 많이 필요하다"며 "중소병원급에서 그나마도 없는 간호인력을 빼서 운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종합병원 내과 과장은 "환자가 없으면 몰라도 기존 환자가 있는데 의료인력을 생활치료센터로 보내는 결정을 하기란 쉽지 않다"며 "만약 일부 의사, 간호사를 파견할 경우 남은 의료진들의 업무 로딩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그 또한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 상반기 코로나19 1차 대유행 당시에는 신종감염병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 환자들의 내원이 급감하면서 외래, 수술 등이 감소했지만 최근에는 환자들도 학습효과로 감염병에 대한 공포심리가 줄었다"며 "중증환자는 일정대로 진료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