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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리베이트 의료계 정조준…교수·개원의 초긴장

발행날짜: 2021-01-11 05:45:59

관련 사건 태평양‧김앤장 위임하고 법적소송 대비
대학병원들 내부확인 이어 제약사에 연루여부 묻기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됐던 상위권 제약사 발 리베이트 여파가 2021년 새해까지 계속되고 있다.

국내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상당수 의료진이 관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대학병원은 내부적으로 관여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까지 진행할 정도다.

자료사진. 본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입니다.
9일 제약업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는 지난 7월에 이어 12월 추가로 서울 서초구 소재 본사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해당 제약사는 자사 약품을 처방하는 대가로 의사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제약사 임원 4명을 형사 입건한 경찰은 최고경영진이 리베이트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중점을 두고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서울 주요 사립‧공공 대형병원 소속의 의사들이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를 두고 해당 제약사 측에서는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것이 없다"라는 입장이다.

취재 결과, 해당 제약사는 법무법인 태평양과 김앤장에 관련 사안을 맡기고 향후 있을 법적공방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두 대형로펌에 해당 사건을 맡겨 대비하는 것으로 안다"며 "앞서 벌어진 사건처럼 오너의 구속은 막아내겠다는 것이 목표일 것이다. 다만, 이전사례와 수사당국의 의지를 고려했을 때 향후 법적소송에서 공방이 예상된다"고 귀띔했다.

상위권 제약사의 리베이트 여부가 논란이 되자 다른 국내사들도 덩달아 긴장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사 영업담당 임원은 "해당 사실이 알려진 후 기업의 고위층이 사건이 연루됐다고 알려진 병원을 찾아다녔다는 의견이 돌 정도로 제약업계에서는 비중있는 사안"이라며 "수사당국의 조사가 추가로 다른 제약사들로까지 이어질지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체적으로도 한치의 흠결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기조가 생겼다"며 "사례를 든다면 경찰이 다른 리베이트 건을 조사하다 우연하게 음료수 제공 여부를 두고서 리베이트 여부를 조사 받은 적이 있다. 음료수 제공 여부를 두고서도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할 정도로 제약사 입장에서는 민감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주요 대형병원 소속 의사들도 사건에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료계도 긴장하고 있다.

일부 대학병원은 자체적으로 교수와 펠로우급 의사들에게 사건 연루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제약사 측에도 관련 내용을 문의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대학병원장은 "지난해 사건이 발생했다고 알려진 직 후 내부적으로 확인절차를 진행한 것은 사실"이라며 "회사 측에도 리베이트 사건과 관련된 내용을 문의했는데 관여된 바 없다는 사실을 확인받았던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 내 주요 대학병원 내 교수들은 혹여나 불똥이 튈까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혹여나 연루될 경우 개인을 떠나 병원 신뢰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A대학병원의 한 내과 교수는 "지난해 의료계 파업 사태 이후로 정부‧여당을 중심으로 의료계 리베이트 사건이 터질 때 마다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지 않나"라며 "자칫 연루될 경우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제약사는 영양 수액제와 함께 주요 전문의약품을 개원과에 더해 대형병원에까지 유통했기 때문에 해당 약품을 처방한 의사들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