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사협회지에 3만 3863명 배아 이식 결과 분석 임신율 66%대 53%로 큰 차이…냉동 우세론 뒤짚어
난임 부부가 늘어나면서 체외 수정을 통한 배아 이식(In Vitro Fertilization-Embryo Transfer, IVF), 일명 시험관 시술이 늘고 있는 가운데 신선 배아 이식이 냉동에 비해 임신에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재 과거 다양한 연구를 통해 신선 배아와 냉동 배아가 차이가 없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시험관 시술 시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시각으로 12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는 시험관 시술시 신선 배아와 냉동 배아간 임신율 및 출산률, 유산율 등을 직접 비교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10.1001/jama.2020.23718).
지금까지 연구에 따르면 신선 배아나 냉동 배아 모두 같은 염색체 구성과 수를 갖는다는 점에서 임신율과 출산율에 차이가 없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특히 2019년에 란셋(Lancet)에 게재된 메타 분석에 따르면 오히려 냉동 배아가 신선 배아 보다 더 임신율이 좋다는 결과도 나오면서 흐름이 옮겨가는 듯 했다(10.1016/S0140-6736 (18)32843-5).
하지만 현재까지 진행된 연구들이 대부분 소규모 그룹단위 연구였다는 점에서 한계는 여전했다. 브리검 여성병원 제니스(Janis H. Fox)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대규모 연구를 기획한 것도 여기에 이유가 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총 5만 1942건의 시험관 시술을 받은 3만 3863명을 대상으로 신선 배아와 냉동 배아간에 직접 비교 연구를 진행했다. 1차 종점은 임신율, 2차 종점은 출산율과 유산율이었다.
그 결과 과거의 연구 결과를 완전히 뒤짚는 분석이 나왔다. 신선 배아가 모든 면에서 냉동 배아보다 월등하게 효과가 좋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임신율을 비교하자 신선 배아를 이식받은 여성은 66.7%를 기록했지만 냉동 배아의 경우 54.2%에 그쳤다. 이를 의학 통계적으로 분석하면 신선 배아를 이식받을 경우 임신 가능성이 1.34배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지표들도 마찬가지였다. 무사히 출생한 비율을 분석하자 신선 배아 이식 여성은 56.5%, 냉동 배아는 44%였다.
이 또한 다른 요인을 제외하면 건강한 아이를 무사히 출산할 가능성이 신선 배아가 1.42배나 높다는 의미다.
하지만 유산율은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신선 배아를 이식받은 여성 중 유산한 비율은 9.3%였으며 냉동 배아는 9.4%로 의학적, 통계적으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 신선 배아를 이식하는 것이 임신율과 출산율을 높이고 유산율은 차이가 없다는 결론인 셈이다.
연구를 주도한 제니스 교수는 "이 연구는 신선 배아를 이식하는 것이 냉동보다 매우 유의미하게 임신과 출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지금까지 신선 배아와 냉동 배아의 선택을 둘러싼 혼란을 제거하고 보다 명확히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