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나 애플의 심전도 측정 스마트워치는 그저 기술력 과시에 그치는 걸까. 코로나19 상황에서 원격진료에 대한 가능성 모색이 활발해지면서 관련 학회들도 신기술의 활용 및 접목 방안에 대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웨어러블 방식의 연속 측정기기야 말로 병원에서의 일회성 측정보다 편차가 적은 정밀한 값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 실제 학계도 웨어러블 방식 스마트워치의 효용성 연구에 속속 착수하고 있다.
김진배 부정맥학회 정책이사(경희의료원 심장내과)를 만나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의 활용 방안 및 향후 의료에서의 접목 가능성에 대해 들어봤다.
▲국내의 웨어러블 방식 심전도 측정 기기 현황은?
국내에서는 작년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삼성전자의 심전도(Electrocardiogram, ECG) 측정 앱을 허가했다. 심전도 측정 센서가 있는 스마트 워치에 해당 앱을 설치하고 이를 시계처럼 차고 있으면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게 된다.
식약처의 허가를 얻었다는 것은 적어도 의료기기에 준하는 정밀성, 표준성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애플워치에서 해당 기능을 먼저 선보였고 삼성전자도 관심을 갖고 있는만큼 서서히 대중화될 것으로 본다.
심부전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영역에서 웨어러블 기기가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이제는 혈압 및 산소포화도 측정도 스마트워치로 가능해진 시대다.
▲학회에서도 활용 방안에 대해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
물론이다. 심전도 검사는 커피 한잔 값이다. 비용 대비 효과적이지만 워낙 수가가 낮으니까 개원가에서 잘 하지 않으려고 한다.
검사 이후 정밀한 판독도 필요한데 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심전도 검사가 보편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심부전 치료에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부정맥 알림 기능을 갖춘 심전도 앱은 임상적인 부분에서 활용할 가치가 많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애플워치는 부정맥 등 이상징후를 발견하면 이를 즉각 알려준다. 심방세동은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대응이 중요하다. 이런 기기들이 나오면서 활용하는 환자들도 늘고 있다. 몇몇 환자들은 비정상 판독이 나오면 이를 들고와 보여주며 자문을 구하기도 한다.
학회에서도 웨어러블 기기가 심부전 진단 및 치료에 효과적인지 학술적인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에선 웨어러블 기기 활용으로 사망률까지 낮췄다는 데이터가 최근 12월에 나오기도 했다. 국내학회도 대응을 해야한다.
▲현재 국내에선 어디까지 의료와의 접목이 시도되고 있는지?
효과적인 도구가 있는데 활용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다. 문제는 여러가지 법률 조항에 위반되지 않는지 여부다.
원격모니터링이나 원격진료가 전폭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국내 상황을 고려하면 현재 제한된 활용만 가능하다. 학회는 애플워치 등 기기를 의료기기로 인정할 것인지, 이런 기기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신뢰하고 의료에 활용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아직 애플워치에 대해선 결정이 나지 않았지만 최근엔 웨어러블 중 심장에 두개 센서를 붙여서 심전도를 체크하는 기기는 인정하기로 했다. 시계 타입에 대해선 학회 차원의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웨어러블 기기 활용에 대한 학회 입장은?
학회는 장려하는 입장이다. 임상 현장에서의 웨어러블 활용 기조는 전세계적으로 더 강화되면 됐지 후퇴하진 않을 것이다. 환자, 의사 모두 편하면서 더욱 정밀한 값을 얻을 수 있다면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옛날처럼 그냥 병원와서 진단 받게 하는 것만이 정답이 아니다. 특히 심전도 검사는 연속 측정이 중요하다. 부정맥 소견이 있는 환자도 컨디션이 좋을 때 병의원을 방문해 검사하면 정상으로 나온다. 정상 진단만 믿고 있다가 제때 치료 기회를 놓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적어도 심부전 영역에서는 웨어러블 방식을 통한 연속 측정은 예후와 연결되는 강력한 요소다. 웨어러블 방식의 측정이 더 활성화 됐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학회에서도 어떻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판독해야 할지 논의해서 결론을 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