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급여제도가 생긴지 30여년만에 가장 큰 변화다."
"20년간 묶여있던 정액수가 고리에서 벗어났다."
보건복지부가 3일 입법예고한 의료급여 혈액투석 및 정신과 정액수가 기준 일부개정안을 두고 일선 의료현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수년간 정신과 숙원과제가 풀렸다. 정액수가로 묶여있던 정신과 의료급여환자 수가를 식대와 정신요법료 분리해 별도 산정이 가능해졌다.
또한 혈액투석시 의료기관 종별 상관없이 정액수가로 고정된 것을 병원과 의원급 종별로 나눠 별도로 산정할 수 있게 됐다.
복지부는 "의료급여 환자에 대한 의료 질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라고 개정 이유를 밝혔다.
■정신과 입원 정액수가 개선…급여환자 차별 해소되나
먼저 정신과 입원 정액수가의 변화를 살펴보면 지금까지는 정신과 의료급여 환자는 입원시 정액수가에 식대와 정신요법료를 포함하고 있었다.
하지만 입법예고한 개정안에 따르면 식대와 정신요법료를 분리해 별도로 산정할 수 있다. 즉, 행위별로 인정받지 못했던 정신치료 및 오락요법을 각각 수가로 인정받을 수 있게된 셈이다.
대한정신의료기관협회는 이번 개정안을 적용할 경우 정신요법 행위는 평균 5.1%(G2등급, 아-1-가 주2회, 작업-오락 주2회 기준)의 수가 인상효과를, 식대는 3.3% 수가 인상 효과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정신과는 수년째 건강보험 환자와의 차별을 부추기는 정액수가 개선을 촉구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매년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지지부진한 상태에 머물렀다.
일선 의료진들도 최소한의 수가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환경이다보니 정신질환자의 치료의 질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제기해왔다.
이처럼 정신과의 숙원과제였던 정액수가 문제가 해소된 것. 정신의료기관협회 최재영 회장은 "의료급여제도가 생긴지 30여년만에 가장 큰 변화"라며 "건강보험 환자의 절반수준에 머물렀던 의료급여 정액수가를 현실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기재부를 통한 예산확보 등 어려움이 많았는데 복지부에서 고생이 많았다"며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다.
또한 항정신병 장기지속형 주사제에 대한 환자부담도 기존 10%(외래 1·2종)에서 5%로 낮춰 의료비 부담을 덜게된 것도 큰 의미다.
신경정신의학회 최준호 총무이사는 "주사제에 대한 환자 본인부담이 5% 남은 것은 아쉽지만 일부라도 부담을 경감하게 된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 이를 통해 의료급여 환자의 치료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혈액투석 정액수가 개선…병원·의원별 상대가치점수 반영
외래 투석환자 정액수가의 변화도 큰 의미다.
복지부 개정안에 따르면 지금까지 외래에서 혈액투석시 정액수가 146,120원으로 묶여있던 것을 병원급과 의원급으로 구분해 상대가치점수를 반영할 수 있다. 1회당 상대가치점수는 병원급 이상은 1,315.22점, 의원급은 1,168.07점이다.
다시말해 병원, 의원 무관하게 혈액투석 환자에 대해서는 동일한 수가를 적용했던 것을 앞으로는 차등을 둠으로써 종별간 차이를 인정한 셈이다.
모 대학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20년간 묶여있던 고리에서 벗어났다"면서 "상대가치점수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변화"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기존에 정액수가에 상대가치점수를 반영하게 되면 매년 수가인상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종별 무관하게 동일한 정액수가를 적용하는 것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구는 수년째 지속해왔는데 이번에 반영이 됐다"면서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