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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공·사보험 연계법 "민간보험사 면죄부 전락 우려"

원종혁
발행날짜: 2021-02-04 11:15:06

"민간 실손보험 급격한 손해율 증가 책임 전가 부당" 지적
비급여 통제 수단, 잘못된 상품설계 근본 해결 선행돼야

대한의사협회가 건강보험과 민간 실손의료보험을 연계하는 개정법안에 대해 "민간보험사만의 사익을 보장하기 위한 방편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강력한 반대 입장을 내놨다.

보건복지부와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7일, 건강보험과 실손보험을 연계해 관리할 수 있도록 공‧사의료보험 연계심의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이 담긴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과 '보험업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해당 공사보험 연계 개정법률안은, 국민 의료비 및 보험료 부담을 적정화하고 국민 건강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을 서로 연계해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제안이유로 밝히고 있는 상황.

이에 따라 복지부와 금융위원회 공동 소속으로 '공·사의료보험 연계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연계심의위가 의료기관에 실태조사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해 정책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의협은 산하단체 의견조회를 거친 결과를 토대로, 공사보험 연계 개정법률안에 '절대 반대' 의견을 모으고 복지부와 금융위원회에 해당 입장을 전달키로 했다.

정부가 이번 개정안을 통해 건강보험의 비급여 통제를 강화하려 한다는 의견이다.

의협은 "국민 의료비 및 보험료 부담 적정화와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연계는 전혀 무관하기에 상호 연계해도 순기능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서 "개정안은 국민의료비와 보험료 부담 완화라는 미명 하에 비급여 통제와 이를 통한 민간보험사 사익 보장만을 담보하는 법안"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의협은 "이번 개정안은 민간 실손보험의 급격한 손해율 증가 문제가 발생하자 이에 대한 원인을 의료기관의 비급여 항목 증가로 전가하고 오히려 민간보험사에 대해 면죄부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간 문재인 케어 추진에 따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인해 민간보험사가 분명 막대한 반사이익을 취하고 있고, 보험사가 직접 기획·운영하는 상품의 손해율 증가의 책임은 분명 민간보험사에 있다는 점에서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국민 의료비 증가의 원흉을 오로지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으로 간주하고, 개정안을 통해 의료기관에 대한 비급여 통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취지라는 의견.

의협은 "건강보험 내에서의 의료비 증가와 보장률 정체 현상은 필수의료 우선이 아닌 선심성의 잘못된 보장성 강화 정책에 기인한 것이며, 민간보험사의 손해율 상승 역시 보험사의 잘못된 상품 설계에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한다는 미명하에 성격상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는 공적 사회보장체계인 건강보험과 민간영역인 실손보험의 연계를 법 개정을 통해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잘못된 처방"이라고 밝혔다.

이어 "건강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이 본연의 성격과 역할에 맞게 분리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실손보험의 잘못된 상품설계와 이로 인한 의료이용의 모럴해저드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방안 마련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공사보험이 본연의 성격과 역할에 맞게 기능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구분 운영과 발전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