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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형 협상 필요한 순간…민초의사 저력 보여주겠다"

원종혁
발행날짜: 2021-02-19 05:45:58

[의협회장 후보 릴레이 인터뷰]기호 3번 이필수 후보
"의료계를 바꿀 힘"…분열 상황 화합형 리더 적임자

"같이 슬퍼했습니다. 회원 권익을 대변하지 못한 미완의 합의를 보며, 또 실망했습니다." "그리고 어려운 현실에 분노했습니다."

의협 회장에 도전한 이필수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의료계 직역을 아우르는 도약의 메신저' 역할을 자처했다.

기호3번 이필수 후보(58, 전남의대, 전라남도의사회장)는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뚝심을 이 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전남지역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고 전남의대 졸업 후 삼성창원병원(구 마산고려병원)에서 흉부외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말 그대로 지역 출신 의사다. 일각에서는 역대 의협 회장 면면을 살폈을 때 지지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도 나오는 상황.

그는 "출신 지역과 대학같은 인맥은 의료계를 포함한 한국 사회에 있어서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는게 사실이다. 인정한다"면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낼 수도 있겠지만, 때로는 특정 대학이나 지역 출신끼리 '카르텔'을 형성해 효율적인 사회발전과 유능한 인재의 진출을 막는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경이 약하다는 평판은 사실일 수 있다. 하지만 극복을 위한 의지와 회원들을 위한 열정은 누구보다 강하다"며 "서울이나 수도권 출신도 아니고, 지역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기피과 전문의로 개원까지 경험했던 '민초의사'다. 그렇기에 일선 회원들의 고충과 고통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필수 후보자.

▲어둠 뒤 새벽 '디딤돌' 될 것 "의료계 단합된 힘, 포지티브 선거에 집중"

이 후보는 "생사를 다투는 의료의 현장과 코로나 대유행 상황에서, 회원들은 자신을 돌보지 않고 질병에 맞서 싸워왔다. 하지만 그런 우리에게 적절한 보상은 커녕, 정부는 지속적인 규제와 악법을 통해 의료인의 삶을 나날이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의료는 단순히 참고 기다린다고 어둠 뒤 새벽을 맞이하는 자연사와는 다르다"며 "새벽을 부르기 위한 디딤돌이 되겠다. 대한민국 의료와 13만 회원들의 아침을 위해 헌신하는 일꾼이 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때문에 이 후보자는 의료계와 정부의 관계를 놓고, '투쟁'보다는 '대화'를 우선순위로 올렸다. 대표적 병법서인 손자병법 '모공(謨攻)' 편을 인용해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선"이라면서 "무릇 전쟁에서 최상책은 계략으로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며, 그 다음은 외교술로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다. 그 다음이 병력을 동원해 적을 굴복시키고, 가장 나쁜 방법이 적의 성을 직접 공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회원들의 희생을 요구하는 방법보다는 계략과 지혜를 통한 대화를 먼저 시도함으로써, 정부와의 관계에서 승리를 이끌어 내고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실제 대한의사협회 협상단장을 맡아 진행한 2020년도 수가 협상도, 대화의 결과물로 꼽았다.

지난 3년, 세 번 치러진 수가협상 중 단장을 맡아 진행한 당해년도 2.9%의 인상률을 기록하며, 가장 높은 의원급 수가 인상률을 거둔 것. 2019년 2.7%, 2021년 2.4% 수가 협상 결과와는 비교가 된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파격적인 수가 인상을 얻어내기 위해 당정청 정책 결정권자들을 수도 없이 만나서 대화로 설득했다"며 "만에 하나 협상에 실패한다면, 투쟁에 앞장설 계획이다. 회원들의 마음을 규합해 효율적이면서 강력한 투쟁이 무엇인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공약으로는 지속가능한, 합리적 '건강보험 정책 수립'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운영 개선'을 꼽았다.

이 후보는 "합리적인 정책을 위해서는 건강보험 기본정책 수립 시 의료경제학적 검토를 선행하도록 제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건강보험 수요추계 시 고령인구만이 아니라 저출산을 고려해 생산연령인구(15세~64세)와 총 부양비(생산연령 100명당 부양할 유소년고령 인구 수)를 함께 반영해 설계하고, 지금처럼 충분한 의료경제학적 검토 없이 일방적 건강보험 정책을 추진할 수 없도록 제도적인 관문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건정심 인원 구성도 공급자인 의료인에 매우 불리하게 설정됐다. 건정심 내 공급자와 사용자 위원을 동수로 구성하도록 추진하겠다. 건정심 소위원회 내 의협 추천 위원 증원 및 협력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목소리를 키워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거대여당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공공의대 신설과 의대증원 추진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고 있고 국회에서는 소위 '실손보험간소화법안, 친절한 의사법안, 벌금만으로 의사 면허를 정지시키는 법안, CCTV 설치 법안' 등 의사들을 옥죄는 각종 악법들을 쏟아내고 있다"며 "그야말로 의료계는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이번 선거전에 대한 바람도 전했다. 이 후보는 "정정당당한 경쟁을 위해 어떠한 형태의 '네거티브(negative)'도 않겠다. 오직 '포지티브(positive)'로 본인과 서로의 용기를 북돋아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표면적인 비방, 비난뿐만 아니라 음성적인 형태의 깎아 내리기나 여론호도 또한 시도하지 않겠다. 어느 누가 회장이 된다해도 함께 손잡고 의료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쓸 계획"이라면서 "상상 이상의 변화를 원한다면 기호 3번 이필수에게 소중한 한표를 행사해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