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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가 한 달 만에 급여 논의...렉라자 새 역사 쓰나

발행날짜: 2021-02-24 05:45:57

24일 심평원 2차 암질심 안건 상정…올해 내 급여 등재 청신호
사실상 패스트트랙 수순…안건 통과 시 약평위‧약가협상 남아

국산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면 레이저티닙)가 시판 허가 후 단 한 달 만에 건강보험 급여권 진입을 시도하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그 첫 관문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암질환심의위원회로, 전문가들은 국내 허가의 기반이 된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춰봤을 때 무리없이 빠르게 급여가 적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레이저티닙) 제품사진.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심평원은 오늘 서울과 원주 간 원격 영상회의 형태로 2021년도 2차 암질환심의위원회(이하 암질심)를 가질 예정이다. 국제전자센터와 원주 본원을 연결해 회의하는 방식이다.

취재 결과, 이날 회의에는 지난 1월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조건부 허가된 유양양행의 폐암 신약인 렉라자의 급여 적용이 논의 안건으로 상정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렉라자는 이전에 EGFR-TKI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EGFR T790M 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즉 폐암 2차 요법 약제로 허가받은 국산 신약이다.

개발사인 유한양행은 신약을 기다리는 환자들을 위해 조건부 허가 후 곧바로 약 300명의 환자들에게 동정적 사용 승인 프로그램(Expanded Access Program, EAP) 운영을 추진 중인 상황.

이 제도는 불치병에 걸렸거나 말기 암환자들이 적절한 치료제가 없어 치료를 포기할 상황까지 왔을 경우 보건당국이 시판 승인 전의 신약이라도 무상으로 공급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유한양행 공병준 이사는 "구체적으로 답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폐암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 패스트트랙(신속심사대상)을 밟고 있는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오늘 열리는 암질심에서는 렉라자가 폐암에 대한 2차 요법 약제로서 임상 효과와 경제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항암 신약이나 기타 오리지널 약제가 허가 후 보험 등재 절차를 밟는데 짧아도 수개월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다.

만약 암질심 상정 한 번 만에 안건이 그대로 통과된다면 렉라자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급여적정성을 따지게 된다.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약가협상과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최종 급여 여부를 따지고 급여권에 진입한다.

이처럼 유한양행이 기대한대로 패스트트랙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순조롭게 절차가 진행될 경우 늦어도 하반기에는 급여권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만약 하반기 급여권에 들어오면 폐암 2차 요법에서 3세대 EGFR TKI 제제가 두 개로 늘어나 처방 시장에서 맞춤형 처방이 가능해진다. 즉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오시머티닙)'가 주도하고 있는 3세대 EGFR TKI 폐암치료제 시장이 본격 경쟁체제로 전환되는 것이다.

암질심 위원으로 활동 중인 서울 A대학병원 내과 교수는 "2차 요법으로 경쟁약제가 이미 급여단계를 밟아 처방 시장에서 자리 잡은 상황"이라며 "렉라자는 3세대 EGFR-TKI제제인 타그리소와 비교해 효과 면에서 상응하면서도 뇌전이에 탁월한 효과를 입증한 만큼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한편, 2차 암질심에는 렉라자 외에 면역항암제인 티센트릭의 추가 급여확대 등의 안건이 논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