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접종 후 사망자가 두 명이 나왔다. 한명은 백신 접종 후 불과 하루만에 사망했다. 접종 하루만에 사망하면서 백신이 원인이 아니었냐는 의혹이 드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두 건의 사망 사례 모두 아스트라제네카 품목이었다는 점은 특정 회사 제품이 더 위험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로까지 확대된다.
작년에도 비슷한 사태가 있었다.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사람이 100여명을 훌쩍 넘었다. 독감 접종 후 사망한 사람이 100여명을 넘겼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접종을 기피하는 현상, 즉 백신 포비아(phobia, 공포증) 현상까지 생겼다.
백신이 실제로 사망에 직접 기여한 것은 얼마나 될까. 질병관리청이 인과관계를 평가한 결과 백신이 사망에 직접 기여한 것으로 알려진 것은 '0'건이다.
아쉽지만 사람들은 이런 결과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접종 후 사망했다면 백신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니겠냐는 게 보통의, 평범한 반응이기 때문이다. 우려감은 백신의 접종 기피 현상으로 이어진다. 어찌보면 당연한 인간의 심리다.
다만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코로나19 백신은 벌써 전세계 1억 3천만명이 1회 이상 접종을 받은 상태다. 영국만 해도 접종 후 402명이 사망했고, 프랑스는 170명이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오비이락'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 평균 사망자들의 수를 감안하면 백신이 사망에 원인이 아니라, 평균적인 (자연)사망 인원이 발생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백신 접종이 없었어도 자연사 하는 평균 인원을 고려하면 백신과의 관련성에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 불안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사망 원인을 축소했다는 음모론도 근거없다. 해외에서 진행된 다양한 인과관계 조사에서도 코로나19 백신과 사망과의 관련성은 아직 밝혀진 바 없다.
최근의 플랫폼들은 광고 및 검색 영역에서 사용자 위주의 결과물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 음모론을 검색하면 음모론 관련 컨텐츠의 노출 빈도가 높아진다. 검색 플랫폼은 소비자를 붙잡아두기 위해 유사 컨텐츠를 자주 노출시키는 알고리즘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흥미롭지만 여전히 지구 평면설을 믿는 사람들이 있다. 비슷한 정보에 대한 노출 빈도가 많아질수록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확증 편향'이 강화될 수밖에 없다. 최근 정부가 코로나 백신과 관련된 가짜 뉴스에 대해 생산자 유포자 모두 처벌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도 맥락을 같이 한다.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이제 막 시작 단계다. 바꿔 말하면 이제 신규 사망자 관련 뉴스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것이란 뜻이다. 혹시 사망자 속출을 이유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백신 포비아'의 실체가 '지구 평면설'과 괘를 같이 하는지 한번쯤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