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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파벨탄 실패에 유사 계열약 도미노 파장 올까 전전긍긍

발행날짜: 2021-03-19 05:45:57

대웅‧크리스탈지노믹스 등 유사 방식 재창출 임상 타격 불가피
종근당, 계획대로 3상 진행…백신접종 상황서 대상자 모집 난관

국내에서 코로나 치료제로써 두 번째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종근당 '나파벨탄(성분명 나파모스타트)'이 조건부 허가 고배를 마시면서 약물 재창출 임상에 대한 우려감이 커져가는 모습이다.

나파벨탄과 유사한 기전을 가진 약물들로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어 임상을 진행하는 제약사들의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는 것.

국내 제약사들이 기존 제품으로 약물재창출 방식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임상재창출로 코로나 임상을 진행했거나 진행 중인 제품들이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종근당 나파벨탄의 성분인 '나파모스타트'로 코로나 치료제 임상을 진행 중인 곳은 뉴젠테라퓨틱스다.

여기에 유사 계열 성분인 '카모스타트' 성분으로 대웅제약과 크리스탈지노믹스 등이 코로나 치료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모두 췌장염 치료제로 개발된 상황에서 약물재창출로 코로나 치료제 개발이 진행 중인 유사 계열 약물들이다.

이 가운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선두에 있던 종근당 나파벨탄의 조건부 허가 신청을 두고서 임상 2상 결과만을 가지고는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약물 재창출 임상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일단 종근당은 이번 식약처의 조건부 허가 불허 소식에 실망감을 표시하면서도 당초 계획했던 대규모 3상 임상을 그대로 진행, 효과를 인정받아 정식 허가 절차를 밟아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종근당은 600명의 중증의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을 서울대병원 등 10개 의료기관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향후 환자 모집이 어려워질 경우 글로벌 임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당초 계획했던 대로 코로나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3상 임상을 진행해 정식 절차를 밟아나가 허가에 도전할 예정"이라며 "비록 조건부 허가를 받는데 실패했지만 임상 과정 중 유의성을 확인했기 때문에 3상에서 충분히 입증이 가능할 것이라 본다"고 자신했다.

그렇다면 종근당 나파벨탄과 유사계열 약물로 코로나 임상을 진행 중인 다른 제약사들의 상황은 어떨까.

나파벨탄과 함께 약물재창출 형태 코로나 치료제 후보 중 가장 기대 받고 있는 것은 대웅제약의 '호이스타정(성분명 카모스타트메실레이트)'이다.

호이스타정의 경우 지난해 말 발표된 임상2a상에선 1차 평가변수(바이러스 음전)의 통계적 유의성 달성에 실패했지만, 2차 변수였던 증상척도 개선에선 유의미한 효과를 확인했다는 이유로 치료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웅제약은 현재 약 1000명에 이르는 환자를 대상으로 '렘데시비르와의 병용요법'과 '코로나 노출 후 예방 목적' 임상 3상을 각각 진행하고 있다.

렘데시비르 병용요법의 경우 '약물 투여 후 29일까지 중증(산소치료요법 또는 사망)인 시험대상자 비율'로 예방 목적 임상은 '약물 투여 후 14일까지 RT-PCR 검사에 의해 코로나 양성이 확인된 시험대상자의 비율'을 1차 평가변수로 설정해 놓은 상태다.

여기에 카모스타트 계열 약물로 크리스탈지노믹스도 국내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회사 측은 카모스타트 약물보다는 최근 추가로 신규 후보물질 특허를 출허한 '아이발티노스타트'에 더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코로나 치료제 신규 후보물질로 특허를 출원한 아이발티노스타트 약물에 대한 미국 임상을 추진 중이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엄밀히 말하면 같거나 유사한 약물들인데 이들을 가지고 약물 재창출 형태로 코로나 치료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며 "종근당이 조건부 허가에 실패하면서 유사 약물을 갖고 코로나 치료제 임상을 하고 있는 제약사들도 향후 허가에 있어 쉽지 않음을 느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임상의 난이도가 중요하지만 결국 임상 3상 진행을 위한 환자 모집이 결국 관건인데 대부분 수백명에 달하는 대규모 임상"이라며 "백신 접종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향후 임상 대상자 모집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대형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약물 재창출 임상은 간단히 말해 다른 제품을 일단 맞춰서 제품화 해보는 것인데 뚜렷한 효과를 창출해 내지 못한다면 허가를 내면 안 되는 것이 맞다"며 "유사 계열 성분들로 코로나 치료제 임상을 진행 중인 만큼 종근당 사례로 임상 결과를 둘러싼 제약사들의 부담감이 커졌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