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보건소, 21일 현재 50곳 신청…순차적으로 접수 예정 일선 개원가 "동네의원에 맞는 대응 매뉴얼 마련 필요" 제안
#얼마 전, A이비인후과 원장은 코로나 백신접종 위탁기관으로 신청을 했다가 취소했다. 최근 주변에서 백신접종 후 이상반응을 호소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덜컥 걱정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그의 걱정은 다름 아닌 '환자 민원'.
일반인 대상 코로나 백신접종이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일선 의료기관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이 일선 의료기관에 전달한 접종계획에 따르면 당장 3월 4주차, 22일부터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에서는 65세이상 입원·입소자 및 종사자를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한다.
이어 4월부터는 노인, 장애인 등 코로나19 취약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를 대상으로 접종하고 또 5월부터는 위탁의료기관에서 65세~74세 어르신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일선 보건소에서도 위탁의료기관 접수에 한창이다. 송파구보건소의 경우 21일 현재기준으로 1차 의료기관 150여곳 이상이 코로나 백신접종기관에 신청했다.
송파구보건소 측은 "국가예방접종사업(NIP) 참여 기관 300여곳 중 50~60% 정도가 신청했다"면서 "다만, 이는 향후 시설기준 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천구는 21일 현재까지 동네의원 총 50여곳이 신청한 상태다. 양천구보건소는 "NIP기관은 총 180곳으로 앞서 수요조사에서는 130곳이 신청의사를 밝힌 바 있다"면서 "3월말까지 신청접수 중으로 추가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일부 우려가 있지만 그래도 무난하게 신청 접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게 이들 보건소 관계자들의 전언.
하지만 이를 준비하는 일선 개원의들의 심리적 부담은 상당하다.
위 사례의 A이비인후과 개원의는 "실제로 위탁의료기관으로 신청은 했지만 지켜보고 있는 의사들이 많다"면서 "실제로 백신접종에 돌입하면 일부 이탈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처음에는 일단 신청을 했지만 막상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받은 의료진들의 이상반응을 지켜보니 만만찮게 보였다"면서 중간에 취소를 요청했던 이유를 털어놨다.
의학적 지식이 있는 의사들도 일부는 응급실을 찾고 또 일부는 병원을 내원해야할 정도인데 일반인으로 확산됐을 때 개원가에서 환자의 민원이 감당할 수 있을 지 걱정이 앞섰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가령, 접종 이후 발열 및 근육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몰려들거나 문의 전화가 쇄도했을 때 현재 간호조무사 2~3명으로 운영하는 동네의원에서 외래진료 마비현상이 불가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기도 고양시의사회 등 일부 지역의사회는 의사협회에 코로나 백신접종 위탁의료기관 참여에 대한 정부차원의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자칫 다수의 동네의원이 백신접종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방역당국이 정한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으니 사전에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얘기다.
지역의사회 한 관계자는 "독감백신과는 확실히 다르다. 처음에는 접종에 나섰던 개원의들도 환자민원이 폭주하거나 접종 예방 등 행정업무가 급증하기 시작하면 중도에 반납하는 사례가 생길 수 있다"면서 "더 늦기전에 방역당국에서 특단의 조치를 취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한 내과 개원의는 "백신 휴가제가 추진될 정도로 이상반응에 대한 이슈가 있는 만큼 개원가에서도 걱정이 많다"면서도 "그럼에도 국가적 사안으로 의료기관들도 역할을 하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만, 개원가에 맞는 대응 메뉴얼이 필요하다"면서 "개원가 현실에 맞는 접종 후 대기공간 등은 합리적으로 조정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병원급 의료기관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 익명을 요구한 한 병원은 "100여명 이상을 대상으로 접종을 실시했지만 직원 중에서도 다음날 출근을 못한 경우도 있고, 기저질환에 고령환자인 경우는 솔직히 부담스러운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65세이상 대상 접종을 시작한다고 해도 환자나 보호자가 적극적으로 접종해달라고 요구하는 경우 접종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지역 한 내과 개원의는 "백신 휴가제가 추진될 정도로 이상반응에 대한 이슈가 있는 만큼 개원가에서도 걱정이 많다"면서도 "그럼에도 국가적 사안으로 의료기관들도 역할을 하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다만, 개원가에 맞는 대응 메뉴얼이 필요하다"면서 "개원가 현실에 맞는 접종 후 대기공간 등은 합리적으로 조정됐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