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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왕좌 노리는 세마글루타이드…장기 효과 확인

발행날짜: 2021-03-25 05:45:57

20주 투약후 추가 48주까지 체중 감소 효과 지속
허리 둘레·수축기 혈압·공복 혈당 수치도 계속 개선

당뇨약으로 개발된 세마글루타이드가 차세대 비만약으로서의 면모를 속속 드러내고 있다.

주1회 투약의 편의성 및 체질 개선 효과는 물론 68주의 장기 효과 임상 결과까지 공개되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는 것.

미국 버지니아 워싱턴체중조절센터 소속 도메니카 루비노 교수 등이 참여한 세마글루타이드의 장기 효과 지속성 연구 결과가 23일 국제학술지 자마에 공개됐다(doi:10.1001/jama.2021.3224).

세마글루타이드는 인슐린 분비를 돕는 호르몬(글루카곤 유사펩타이드1, GLP1)을 인공 합성한 성분으로 당초 제2형 당뇨병의 치료제로 개발됐다.

뇌와 내장의 식욕중추에 작용해 포만감을 만들어내는 기전을 갖고 있어 비만약으로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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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기전의 삭센다는 이미 상용화됐지만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한다. 반면 세마글루타이드는 주 1회 주사 방식이라는 점에서 편의성 면에서 앞서있다.

최근 진행된 미국내분비학회(ENDO 2021) 연례회의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의 체중 감소 효과에 더불어 체중에서 차지하는 지방의 비율을 조절하는 체질 개선 효과를 밝힌 연구로 주목을 끈 바 있다.

루비노 교수팀은 세마글루타이드 효과의 지속성 여부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주 1회 세마글루타이드 투약을 받은 당뇨가 없는 과체중 혹은 비만인 성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최대 68주까지 체중 감소 효과가 지속되는지 살피는 임상을 설계했다.

연구진은 20주간 세마글루타이드 2.4mg/주 단위로 투약을 받은 803명을 세마글루타이드 투약군(n=535), 위약으로 전환한(n=268) 두 그룹으로 분류해 48주간 비교 임상을 진행했다.

1차 평가 지표는 세마글루타이드 20주 투약 종료 후 48주간의 투약 추가후의 체중 변화율이었다. 2차 평가 지표는 허리 둘레, 수축기 혈압, 건강 상태 척도 지표(SF-36)로 살핀 신체 기능 변화로 설정됐다.

임상 결과 20주의 투약 기간 동안 평균 체중 감량률은 10.6%였다. 이들을 대상으로 48주간 세마글루타이드와 위약을 추가 투약한 결과 체중 변화는 각각 -7.9%, +6.9%로 나타났다.

2차 평가 지표인 허리 둘레는 세마글루타이드 투약군에서 평균 -9.7cm, 수축기 혈압은 -3.9mmHg, 건강 상태 척도 지표는 2.5점 개선이 관찰됐다.

세마글루타이드를 68주간 투약받는다면 초기 10.6%의 체중 감소에 덧붙여 추가 7.9%끼지, 총 18.5%의 체중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뜻. 덧붙여 허리 둘레 및 수축기 혈압, 헤모글로빈 수치 감소 및 공복 혈당 수치 개선으로 인한 성인병 예방과 같은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위장 질환은 세미글루타이드 투약군의 49.1%에서, 위약군에서 26.1%가 보고됐으며,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중단한 비율은 세미글루타이드(2.4%)과 위약(2.2%)군이 서로 비슷했다.

연구진은 "투약 1주차부터 68주차까지 체중 5% 감소를 달성한 비율은 세마글루타이드 투약군과 위약군이 각각 88.7%, 47.6%로 차이를 보였다"며 "10% 이상 체중 감소 달성은 각각 79% 대 20.4%, 15% 이상은 63.7% 대 9.2%, 20% 이상은 39.6% 대 4.8%로 차이가 났다"고 밝혔다.

이어 "세마글루타이드는 20주간 투약 후 추가 투약에서도 48주 동안 지속적인 체중 감소가 나타났다"며 "5~15%의 지속적인 체중 감량은 과체중, 비만과 관련된 많은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권고되며,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세마글루타이드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연구진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비만연구의사회 관계자는 "주 1회 투약이라면 주사 방식이라도 환자들이 크게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라며 "68주까지 지속적인 효과를 나타냈다는 것은 기대감을 키우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보통 비만약물에 적응이 되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용량을 증량하는 방식을 사용한다"며 "향정신성 비만약의 경우 4주 이내부터 최대 3개월 처방이 원칙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68주간의 지속적인 효과는 장기적인 비만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유용한 옵션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