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다시피 '배달의 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4조7500억원에 매각되었고, '쿠팡'은 미국 상장 이후 5조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마켓컬리'는 약 5조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수천억 규모의 자금 조달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치과의사 이승건씨가 창업한 것으로 유명한 '토스'는 지난해 매출만 3898억원에 이르며 올해는 약 1조원의 매출을 기대한다. 이 모든 것이 3년내에 일어난 것이다.
예비창업패키지, 청년창업사관학교, 소셜벤처지원사업, 일자리 지원사업 등 정부 각 부처에서 경쟁하듯 쏟아내는 수천만원 규모의 지원사업과 TIPS 등 억대 규모의 R&D 자금이 다수의 초기창업자들에게 풀리고 있는 것도 벤처 창업 붐에 힘을 보태고 있다. 좋든 싫든 단군이래 창업하기 가장 쉬운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성공한 사례들만 보고 헛된 망상을 갖거나, 국가지원사업 수주의 요행을 바라며 창업을 한다면 큰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
창업을 한다는 것은 마치 늪 속에 빠지는 것과 같아서 뛰어들기는 쉽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빠져나오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공의 열쇠는 늪 깊숙이 손이 닿지 않는 어딘가에 숨겨져 있어서 손을 뻗을 수록 창업자는 더 깊은 수렁에 빠질 뿐이다.
창업의 사전적인 의미를 살펴보면 나라 또는 기업을 처음으로 이루어 시작한다는 뜻이 담겨있는데 나라와 기업은 여러모로 비슷한 점이 많다. 능력이 부족한 임금(기업인)이 나라(회사)를 이끌게 되면 국민(임직원)들이 굶어죽는다. 지도자는 나라(회사)가 어려울 때, 능력있는 국민(임직원)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희생해 주길 바라겠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이민(이직)을 선택한 사람들에게도 국가(기업) 운영을 제대로 못한 것에 대해서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그 동안의 노고에 대해서 감사히 생각하는 것이 리더로서 올바른 마음가짐일 것이다.
창업 성공의 영광을 누리고 싶다면 실패에 대해서도 온전히 책임을 질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관우와 장비가 힘이 약해서 유비의 장수가 된 것이 아니다. 제갈량이 머리가 나빠서 승상 자리에 머물렀던 것이 아니다. 유비가 동료들에 비해 힘도 약하고 머리도 좋지 않았을지는 몰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리더였기 때문에 한중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늪에 뛰어들기 전에 기업을 이끌 준비가 되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라. 주변사람들이 자신을 지켜주길 바라기 이전에 내가 주변사람들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있는지 살피라."
이것은 열정과 패기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던 2년 전 나 자신한테 했던 말이다. 이말을 잘 새긴다면 모든 사람이 훌륭한 창업과 성공을 맛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