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NGTH·OMEMI 등 부정적 연구에 신뢰감 계속 '흔들' 학계 "용량, 성분 구성 따라 효과 차이…임상 재설계 필요"
심혈관 보호 효과를 기대하며 처방되던 오메가3 제제가 잇따른 효과 논란에 수난을 겪고 있다.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심혈관 보호 효과가 없다는 연구가 나온 데 이어 이번엔 심방세동까지 악화시킨다는 연구가 나온 것. 소위 끼워넣는 약으로 처방에 우호적이었던 의료진들에게서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현지시각으로 3일 유럽심장학회 저널에는 오메가3 보충제의 심방세동 위험 상승 가능성을 다룬 연구가 게재됐다(doi.org/10.1093/ehjcvp/pvab008).
오메가3는 10여년째 효과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2019년 REDUCE-IT 연구를 통해 정제된 성분을 일 4g 이상 고용량으로 쓸 때 심혈관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진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논란을 일단락 짓지는 못했다.
위약으로 설정된 미네랄 오일이 심혈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되는 등 연구 설계 오류 가능성이 제기된 것.
2020년 공개된 STRENGTH, 2021년 OMEMI 연구에선 다시 효과가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서 학계도 재검증에 나서고 있다. 최근 심혈관통합학술대회 역시 오메가3의 효과에 대한 강좌를 마련하고 효용성 여부를 점검한 바 있다.
유럽심장학회 저널 연구는 이런 논란에 쐐기를 박았다. 심혈관 보호 효과가 없는 것에서 더 나아가 심방세동 위험을 높인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미국 버지니아 코먼웰스대 연구진은 오메가3가 심장의 기능 장애인 심방세동의 위험을 증가시키는지 확인하기 위해 메타분석에 착수했다.
연구에는 다양한 용량 및 제형이 포함됐다. 오메가3 보충제가 심혈관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5건의 무작위 임상에서 중성 지방 수치가 높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았거나 심혈관 질환을 가진 사람들만을 추렸다.
대상자 총 5만 277명은 오메가3 또는 위약을 투여 받았으며 2년에서 최대 7.4년 동안 추적 조사를 받았다. 오메가3 복용량은 하루 0.84g에서 4g까지 다양했다.
분석 결과 오메가3 보충제 복용 시 위약군 대비 심방세동 발생률이 37% 증가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 따르면 오메가3 보충제는 심혈관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 심방 세동 위험을 훨씬 높였다"며 "한 임상에서만 보충제의 유익한 심혈관 보호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오메가3를 처방할때나 약국에서 보충제 형태로 판매될 때 심방세동 위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심장 리듬 불균형 상태인 부정맥을 가진 환자들은 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메타 분석에서 사용된 약제 형태가 EPA+DHA 형태 등으로 다양했고, 일일 복용량 또한 고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STRENGTH, OMEMI 연구를 계기로 학계에서도 오메가3 심혈관 보호 효과에 대한 점검이 이뤄지고 있는데, 연구자들은 주로 용량 및 성분 구성 등을 효과 차이를 만든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조상호 한림의대 순환기내과 교수는 "오메가3는 어유 성분 중 EPA 성분을 정제해 하루 4g 이상 고용량을 심혈관 위험 인자가 있는 사람들에게 사용했을 때 효과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STRENGTH 연구는 DHA가 섞인 성분을 사용했고 심혈관 질환자 비율도 절반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약군에서 쓰인 미네랄 오일이 해로울 수 있다는 논란이 있다"며 "앞으로 EPA 성분 고용량을 옥수수오일과 비교 임상해 봐야지만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내과의사회 관계자는 "오메가3는 대중적이고 별다른 부작용도 없기 때문에 안 주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처방이 나가곤 한다"며 "환자들도 영양제 정도로 인식하고 먼저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부정적 이슈가 지속된다면 이런 인식도 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