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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에 바뀐 비알콜성 지방간질환 지침...약제권고는 빠져

발행날짜: 2021-05-15 04:00:58

대한간학회, 리버위크서 2021 개정판 가이드라인 발표
MAFLD·선별검사 대상 새롭게 명시…약제 부분은 아쉬움

비알콜성 지방간질환(NAFLD)에 대한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안이 마침내 공개됐다. 8년 만의 개정으로 대사 관련 지방간질환(MAFLD)이 새롭게 지침에 들어왔다.

가이드라인을 발표중인 조용균 진료 지침 개정 위원장
또한 최초로 선별검사가 필요한 고위험군을 제시하는 등 최신 연구 내용을 대거 추가했지만 기대를 모았던 약물 지침은 소개 정도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대한간학회는 13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되는 리버위크(The liver week 2021)에서 비알콜성 지방간질환 진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번에 공개된 개정안은 지난 2013년 처음으로 마련된 가이드라인의 첫 개정판으로 국내에서 늘고 있는 환자군을 반영해 최신 연구 결과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일단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처음으로 대사 관련 지방간질환(MAFLD)에 대해 새로운 개념을 명시했다.

기존에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은 다른 간질환 즉 바이러스성 간염 등이 동반된 경우 지방간으로 진단할 수 없었다.

하지만 대사 관련 지방간질환의 경우 지방증과 함께 비만과 당뇨병, 대사 이상이 있는 경우 다른 간질환이 동반됐더라도 이를 진단하도록 했다.

다만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충분한 연구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 향후 관심을 가져야할 질병 정도로만 언급하는데 그쳤다.

또한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처음으로 선별 검사 대상을 제시했다. 지금까지 임상 의사의 판단으로 검사를 진행하던 것과 달리 고위험군을 제시해 검사를 권고한 셈이다.

이에 대한 대상으로는 지속적 간효소 수치 상승이 있거나 당뇨병이 있는 경우 비알콜성 지방간질환 선별 검사를 실시하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대사증후군과 비만 등 비알콜성 지방간질환 발생 위험인자가 하나라도 있는 경우 선별검사를 실시한 뒤 일차적으로 복부초음파 검사를 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에는 비알콜성 지방간질환의 주요 악화 징후인 간암 예방을 위한 정기적 검사 방안도 처음으로 담겼다.

가이드라인에서는 비알콜성 지방간질환 연관 간경변증 환자가 간세포암 발생 위험이 상당히 높은 만큼 간초음파 검사와 알파태아단백 검사를 6개월마가 시행하라고 명시했다.

다만 초기 간섬유화를 보이는 경우 간세포암 발생률이 매우 낮은 만큼 굳이 감시 검사를 진행할 필요는 없다고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에서 관심을 모았던 처방 약제 권고안은 상당히 보수적인 접근이 이뤄져 아쉬움을 남겼다.

세마글루타이드 등 일부 약제가 우수한 2상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3상을 진행중이지만 리얼월드데이터 등을 통해 명확한 근거를 갖춘 약물이 없다는 점에서 이를 권고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결론이다.

이에 따라 학회는 식이요법과 운동요법 등에 대해서는 2013년 가이드라인을 그대로 유지하고 약제는 쓸수 있다 정도로 소개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가이드라인에서 권고된 약물을 정리하면 크게 네가지로 요약된다. 피오글리타존(pioglitazone)과 메트포르민, 그리고 GLP-1, 비타민E다.

피오글리타존은 2015년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게재된 무작위 연구를 비롯해 총 4개의 대규모 연구에서 효과를 보인 점이 반영됐고 메트포르민은 당뇨병을 동반한 비알콜성 지방간염 환자에서 당뇨병을 위한 일차 치료제로 이번 가이드라인에 이름을 올렸다.

GLP-1 제제로는 리라글루타이드와 세마글루타이드 등이 가이드라인에 명시됐다. 하지만 이 또한 아직 유용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며 소개하는 정도에 그쳤다.

비타민E 또한 마찬가지로 고용량 제제를 통해 당뇨가 없는 비알콜성 지방간염을 호전시킬 수는 있지만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전제를 달았다.

간학회 비알콜성 지방간질환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 위원회 조용균 위원장(성균관의대)은 "GLP-1 등이 2상 임상 등에서 좋은 효과들을 보여줬지만 아직 안전성과 유용성면에서 명확한 근거를 갖추지 못했다"며 "수많은 임상 연구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권고할 만한 약제는 아직 나오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로 인해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현재 개발중이거나 향후 가능성이 있는 약물을 제시하고 소개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며 "상당히 아쉬운 일이지만 여러 방면에서 검증과 임상이 진행중인 만큼 다음 개정판에서는 약물 권고안이 들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