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와 MRI 등 특수의료장비 제도개선 차원에서 의료기관 간 공동병상 매매 행위에 대한 행정처분 기준이 마련될 전망이다.
21일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보건복지부는 최근 의료단체 및 관련 학회와 만나 특수의료장비 제도개선 관련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화두는 특수의료장비 공동병상 제도.
현 특수의료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 제3조(설치 인정기준)에 따르면, 시 지역의 경우 200병상 이상 의료기관만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장치)와 CT(전산화단층 촬영장치)를 설치할 수 있다.
200병상 미만 중소병원과 의원은 다른 의료기관 병상 수를 공동 활용해야 한다. 해당 의료기관과 '특수의료장비 공동 활용 동의서' 제출한 병상 합계가 200병상 이상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신규 개원한 130병상 중소병원의 경우 해당 지자체 내 병의원에서 최소 70병상 공동병상 동의서를 받아야 CT와 MRI 설치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공동병상 활용 제도는 지난 2003년 1월 복지부가 고가의 특수의료장비 남용을 우려해 불필요한 검사를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한 안전장치다.
문제는 일부 의료기관에서 공동병상 동의서를 악용해 병상 수를 매매하고 있다는 점이다.
의료계 내부의 공공연한 비밀이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단골 메뉴이다.
비공개로 열린 회의에서 의료단체와 관련 학회 모두 공동병상 매매 금지와 행정처분 신설에 동의했다.
현재 영상장비는 여전히 증가세이다.
CT의 경우, 2005년 1551대에서 2009년 1610대 그리고 2020년 현재 2000대로 늘어났다. MRI 역시 2005년 584대에서 2009년 924대, 2020년 1600대 등으로 급증했다.
복지부는 공동병상 폐지를 전제로 병상이 없는 영상의학과 의원을 감안한 '영상의학센터'(가칭)의 CT와 MRI 설치 허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단체는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복지부가 무슨 의도로 영상의학센터를 언급했는지 모르지만 개원을 앞둔 젊은 의사들과 기존 의료기관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의료전달체계가 엉망인 현 상황에서 제도개선에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상견례를 겸한 첫 만남으로 특수의료장비 제도개선 관련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면서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의료현장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공동병상 관련 의료기관 간 병상 매매는 문제가 있는 만큼 명확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참석자 모두 공감했다"며 "추가 회의를 통해 CT와 MRI 설치 기준과 인력 기준 등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