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사회 의협에 입장 담은 공개 서한 보내와 의협 지지 선언 "입법 자유사회 정신 존중해야"
"신뢰가 바탕이 되는 의료의 본질을 훼손할 우려가 크다."
세계의사회가 한국의 수술실 CCTV 설치 논쟁에 이 같은 입장을 공론화했다.
대한의사협회는 18일 세계의사회(WMA)가 이필수 회장에게 보내온 서한을 공개했다.
세계의사회는 서한을 통해 "현재의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가 환자-의사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져야할 의료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강력하게 표명하는 한편, "의료행위의 위축 가능성은 궁극적으로 그 누구에게도 이득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세계의사회에서도 수술실 내의 비윤리적인 행위 근절은 분명한 의사들의 목표"라고 밝히면서도 "이는 전문가성의 제고와 동료 평가 등 이미 증명된 방안들을 통해 이룰 수 있다"고 의견을 달았다.
세계의사회는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권에서는 의사들의 전문성과 자율 평가·통제(Self regulation)를 극도로 억제하는 쪽으로 모든 규제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의료 발전의 역사와 경험에 완전히 배치한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르면, 수술과 투약 등의 의료행위는 신뢰와 믿음에 기반하는 것으로 이를 보장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프라이버시를 필수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
그러나, 수술실 CCTV 의무 설치는 환자와 의사간 지속적인 불신을 말하는 것으로 환자의 치료나 회복과정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수술 방뿐 아니라 진료실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
세계의사회는 "의무적인 감시행위가 진료받는 환자의 적극적 참여를 제한할 것이고, 중환자의 치료에 있어 고난이도의 치료가 필요한 수술을 하는 많은 외과의사들이 어려움을 느끼도록 할 것"이라면서 "이러한 감시 행위가 신뢰를 더 깨뜨릴 뿐만 아니라 환자들에 생명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치료에 선택권을 줄일 것"으로 경고했다.
이어 "논의 중인 수술실 CCTV 의무설치 입법 제안은 정말로 오웰적인 성격(조지 오웰이 묘사한 획일화 통제된 전체주의 사회)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자유사회보다는 전체주의 정권의 성격을 띄고 있다"고 언급했다.
적절한 대안으로는 엄격히 질적으로 보장된 프로토콜과 동료간의 리뷰, 대학의 협력(Collegial Cooperation) 등을 제시했다. 의무적이고 지속적인 비디오 감시보다는 언급한 방법들이 의료행위의 안전을 향상시킨다는 증거도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의료현장에서 믿음과 신뢰를 파괴하는 현 법안을 반대하는 대한의사협회에 대한 지지의 의사를 보낸다"며 "한국의 입법자들이 의사들을 겁박하거나 감시하는 억압적 프레임 대신 프라이버시와 의무를 존중하고 전문성과 윤리적 행위들을 키워 나가는 자유사회의 정신을 존중하기를 희망한다"고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