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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항암신약 토대된 K-MASTER…장기 투자 아쉽다"

발행날짜: 2021-07-14 12:00:57

김열홍 K-MASTER 사업단장
사업 종료 앞두고 연장 불발 위기…"성과 물거품 우려"

암 맞춤 치료와 신약 개발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문재인 정부의 시작과 동시에 국가 전략 프로젝트로 선정돼 구성된 K-MASTER 사업단이 어느덧 그 끝을 향하고 있다.

500억원 가까이 투입된 국가 프로젝트의 지난 4년여의 성과는 그야말로 기대 이상이다. 8000명 이상의 암 환자의 유전자를 분석해 낸데 이어 하반기 중으로 암환자 1만명의 유전체 분석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가 프로젝트란 말이 무색하기도 최근 사업의 연속성에 큰 위기를 맞았다. 사업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정부 지원도 자연스럽게 종료가 예고된 것이다.

김열홍 K-MASTER 사업단장은 5년 간에 걸쳐 24건에 이르는 항암 임상시험을 진행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지원 중단 위기에 처해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김열홍 K-MASTER 사업단장(고대 안암병원 혈액종양내과‧사진)을 만나 최근 연구 성과를 들어보고 사업 종료 위기에 따른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1만명 유전자 데이터‧20개 임상시험 성과

K-MASTER 사업단은 정부와 민간을 합해 5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된 대규모 국책 사업이다.

2017년 6월 사업개시부터 국가 차원의 유전체 분석을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기 위해 전국 55개 병원이 참여해 20개에 달하는 환자별 임상시험을 매칭하며 신약 접근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암 유전체 프로파일링 9586명, 전국 참여 병원 임상시험 네트워크 구축, 정밀의료 기반 임상시험 20건 및 표적치료 2000명, 항암제 적응증 확대 1건, 암 유전체 및 임상 데이터 포털과 분석‧데이터 플랫폼 구축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는 암 질환만을 특화해 지난 4년까지 이룬 성과.

: 전이성 고형암에 대한 표준치료 후 진행된 DNA 손상 복구 및 반응에 대한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에서의 니볼루맙(Nivolumab)의 효능을 평가하는 2상 임상시험이다. 사진은 치료전(왼쪽)과 치료후(12차 치료 후 간전이 거의 소실) 모습이다.
더구나 글로벌 제약사들의 신약의 경험을 임상시험 등을 통해서만 접해볼 수 없는 국내 보건‧의료 제도의 특성 상 암 환자들에게는 일종의 '희망'으로까지 여겨져 왔다.

김열홍 사업단장은 "암 환자 1만명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흔치 않으며 아시아에서는 유일한 성과"라며 "그동안 국내 암 전문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 전략과 경험을 교환해 항암신약 진단‧치료제 개발,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공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업단장은 "가장 큰 성과는 지난 4년 동안 암 환자들에게 전국 55개 암 전문기관, 즉 대형병원에 임상시험 기회를 연계시켜줬다는 것"이라며 "대부분 말기 암 환자들로 신약이나 새로운 항암요법 치료 기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큰 행운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의미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기술수출 성과 속에서도 종료 위기 놓인 K-MASTER

K-MASTER 사업단의 자체 성과도 없었던 것도 아니다. 임상시험을 통한 기술 수출이라는 성과도 얻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제약사인 화이자 제약의 신약 물질이었다는게 아쉬운 점.

화이자 제약은 HER2음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을 진행했으나 임상적 유용성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던 중 K-MASTER 프로그램의 KM-10A 임상시험에서 놀라운 효과를 발견해 나스닥 상장사인 셀큐이티(Celcuity)라는 제약회사로 라이센스 이전에 성공했다.

이후 셀큐이티는 -MASTER 프로그램 아래 대규모 임상시험으로 확대를 요청했다.

또한 최근에는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인 렉라자(레이저티닙)의 뇌전이 여부를 평가하는 3상 임상을 책임지며 국가 항암 신약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도 잠시, 김 사업단장은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사업의 연장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새롭게 시작하는 관련 정부 프로젝트에 편입되지 않는 한 사업 연장이 어렵다는 뜻이다.

김열홍 K-MASTER 사업단장은 내년 중순으로 도래한 사업단 운영기간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설령 사업이 중단된다고 하더라도 김 사업단장은 스타트업을 통한 사업 연장을 약속했다.
2017년 탄생해 최근 사업기간이 만료, 국립암센터에 편입된 국가항암신약개발단과 같은 운명에 처했다는 뜻이다.

이를 직감한 김 사업단장은 복지부가 위치한 세종시 정부청사를 직접 내려가 복지부를 설득하려고 했지만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는 것을 의료계 전반적인 평가다.

다행히 정부 지원이 올해를 끝으로 만료된다고 하더라도 렉라자 3상 임상시험의 경우 유한양행 측의 지원을 통해 해당 연구는 끝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나머지 연구는 중단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김 사업단장은 최근 스타트업에 뛰어들 각오까지 하고 있다. 사업 연장에 실패할 경우 회사를 차려 끝까지 연구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다.

김 사업단장은 "국가항암신약개발단이 진행하던 업무 중 일부가 국립암센터에 편입되면서 최근 정부 사업은 마무리됐다"며 "K-MASTER 사업단도 이 같은 위기에 놓였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업 연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 사업단장은 K-MASTER 사업단의 연장을 포기하지 않고 기획재정부에 후속 투자의 필요성을 안내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유전체 데이터베이스인 TCGA(the Cancer Genome Atlas)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진행암 환자 임상 유전체 데이터 확보 및 신약 개발의 플랫폼 구축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하지만 단절적인 지원으로 그쳐 국가 연구비 투자의 비효율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사업단장은 "1만명의 임상 유전체 데이터와 20개 임상시험이라는 양적 지표와 함께 임상‧유전체 데이터 품질을 제고하고 향후 국가 신약개발의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구축된 플랫폼 활용 및 장기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