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Times
  • 제약·바이오
  • 국내사

'암종 불문 항암제' 부각되는 비트락비…영향력 커질까

황병우
발행날짜: 2021-07-14 05:45:56

특정 차수 없는 약제로 암 종별 다양한 시기 적용 가능성
상대적으로 적은 환자군…데이터 축적 따른 변수도 지적

뉴로트로핀 티로신 수용체 키나제(이하 NTRK) 융합 유전자를 보유한 성인 또는 소아 암 치료제로 표적항암제인 TRK 억제제가 주목받는 모습이다.

TRK 억제제는 특정 암을 타깃하지 않고 NTRK 융합 유전자 양성 고형암 환자에게서 지속해서 치료 효과를 보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

특히, 상대적으로 암 환자 중 타깃 되는 바이오마커 발견 비율은 적지만 '암종 불문 항암제(tumor-agnostic therapy)'라는 강점을 가져 향후 TRK 억제제가 암 환자의 미충족수요(unmet needs)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비트락비 제품사진.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오도연 교수는 지난 13일 바이엘이 주최한 간담회에서 TRK 억제제 비트락비(성분명 라로트렉티닙)의 임상 결과와 현장에서 느낀 쟁점을 두고 이 같이 밝혔다.

먼저 오 교수가 비트락비에 대해 주목한 부분은 '암종 불문 항암제'라는 점.

일반적으로 항암제가 해당 암의 차수에 효과를 입증시킨 후 승인을 받지만 암종과 상관없이 특정 바이오마커를 가지고 있다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기술에 발전에 따라 정밀의학이 적용되고 있어 융합 유전자를 타깃으로 한 약제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비트락비가 암종 불문 항암제로 FDA의 승인을 받았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오 교수에 따르면 비트락비는 3가지 연구로부터 NTRK 유전자 융합이 확인된 총 55명의 유효성 평에서 침샘암, 감상샘암, 폐암, 담관암 등 17개 암종을 살펴본 결과 객관적 반응률(ORR) 75%와 부분 반응률(PR) 53%를 달성했다.
지난해 란셋(Lancet)에 발표된 비트락비로 치료를 받은 환자 총 159명의 유효성 평가에 따르면, 객관적 반응률 79%을 보였다.(오도연 교수 발표 일부 발췌)

또한 지난해 란셋(Lancet)에 발표된 비트락비로 치료를 받은 환자 총 159명의 유효성 평가에 결과 객관적 반응률 79%와 완전 반응률(CR) 16%, 부분 반응률(PR) 63%를 보였다.

오 교수는 "TRK 억제제가 비트락비와 로즐리트렉이 있지만 로즈리트렉이 다른 타깃도 함께 건드리는 반면 비트락비는 TRK만 반응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암종에서 효과를 보이고 객관적 반응률이 높은 것은 의료진 입장에서 매우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다만, 비트락비의 임상 및 유효성 평가와 관련해 상대적으로 환자군이 적다는 부분은 장기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즉, 현재 임상시험의 모수로는 NTRK 융합 유전자를 가진 환자가 암종에 따라 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신하기 어렵다는 의미.

이에 대해 오 교수는 "암종에 따라 등록된 환자수가 다르기 때문에 객관적 반응률이 일정하게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며 "현재 지표로 상으론 암종과 무관하게 평이하다고 해석하는 게 맞고 이후 모수가 많아지면 암 별로 객관적 반응률이 떨어질 순 있다"고 밝혔다.

현재 비트락비를 사용하기 위해 NTRK 융합 유전자를 검사하는 방법으로는 차세대염기열 분석(next-generation sequencing, 이하 NGS) 검사가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NGS 검사가 급여가 적용돼 환자 친화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오 교수의 설명. 실제 NGS 검사가 급여가 된 이후 검사 수는 2017년 약 4천 건에서 2019년 약 1만1000여건으로 크게 늘은 상태다.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오도연 교수.
하지만 NGS검사 해석을 두고 아직까지 국내실정에 맞는 가이드라인이 부족해 적절한 치료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점도 언급되고 있다.

오 교수 역시 특정암에서 NTRK 융합 유전자가 발견될 경우 비트락비를 언제 사용할 것인지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비트라비는 특정 차수가 아닌 적어도 한 가지 표준 치료가 실패하면 사용할 수 있다"며 "치료 차수가 넘어가는 시점에서 비트락비를 쓸 것인지 항암을 할 것인지는 여러 요소를 고려해 결정해야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사용 경험이 있는 입장에서는 비트락비를 먼저 치료하겠지만 암종별로 판단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데이터가 더 축적되고 암종별 미충족수요가 있다면 더 빠른 시기에 사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비트락비의 급여와 관련해 바이엘 코리아 의학부 배주희 MA는 "지난 5월말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해 절차에 따라 급여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환자의 미충족수요 해결을 위해 보건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