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 마이클 교수, C형간염 백신 상용화 암시 인플루엔자 백신 코로나 예방 효과 연구도 이목 집중
세계 최대 감염학 학술대회로 꼽히는 유럽 임상 미생물학 및 감염병 학회(ECCMID 2021)에서 C형간염 백신의 가능성이 제시돼 학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또한 그동안 가능성에 머물렀던 인플루엔자 백신의 코로나 예방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가 마침내 공개되면서 이후 코로나 대응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노벨상 수상자 마이클 교수, ECCMID에서 C형 간염 백신 가능성 제시
유럽 임상 미생물학 및 감염병 학회는 현지시각으로 9일부터 12일까지 온라인 형식으로 제31회 ECCMID 2021 학술대회를 진행했다.
ECCMID는 사실상 세계 최대 감염학 학술대회로 매년 학계의 이목을 끌었던 것이 사실. 특히 코로나 대유행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학회는 더욱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학회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바로 C형간염이었다. C형 간염 바이러스(HCV)를 발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하며 간염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이클(Michael Houghton) 교수가 C형간염 백신의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마이클 교수는 이번 학회에 준비된 특별 기조강연에서 C형간염 백신의 가능성을 매우 높게 점치며 5년 안에 상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클 교수는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DAA)의 출현으로 C형간염에 맞설 강력한 무기를 갖췄지만 여전히 새로운 감염을 막는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결국 백신이 최후의 무기가 될 것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코로나 사태가 C형간염 백신의 탄생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mRNA와 아데노바이러스 기술의 눈부신 발전이 C형간염 백신의 상용화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현재 C형간염을 타깃으로 하는 재조합 백신 개발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르면 2022년 본격적인 임상을 거쳐 상용화 단계를 밟게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마이클 교수는 "예상대로라면 2022년 C형간염 백신이 세상에 나오며 1상 임상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또한 2023년에는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2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과정에서 충분히 의미있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그렇게 된다면 2026년에는 3상 임상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빠르면 5년 안에 C형간염 백신이 상용화 단계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게 된다면 오는 2029년에는 사실상 C형간염에 노출돼 있는 다양한 국가들은 물론 대부분의 고위험군들이 백신 접종을 끝낼 수 있다는 것이 마이클 교수의 예상이다.
이를 통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C형간염 퇴치 목표인 2030년에는 90% 이상 C형간염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마이클 교수의 설명.
마이클 교수는 "캐나다를 예를 들면 현재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만 사용할 경우 10년에 걸쳐 약값만 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하지만 백신이 수순대로 나온다면 1600만 달러면 충분히 C형간염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루엔자 백신 코로나 예방 효과 연구 마침내 공개
이번 학회에서는 또한 인플루엔자 백신, 일명 독감 백신이 코로나에 주는 영향에 대한 대규모 연구가 최초로 공개돼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금까지 인플루엔자 백신이 코로나에 직간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설은 많았지만 이에 대한 의학적 근거나 연구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미국 마이애미대학 수잔(Susan Taghioff)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미국내 다기관 연구를 통해 이에 대한 분석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총 3만 7377명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백신이 코로나 감염과 중증 악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코로나에 감염되기 전 2주에서 6개월 사이에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은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을 나눠 다양한 부작용과 입원율, 사망률 등을 비교 분석한 것.
그 결과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지 않은 환자는 접종을 받은 환자보다 중환자실에 입원할 확률이 20%가 높았다.
또한 응급실을 찾을 위험도 무려 58%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외에 패혈증이 올 위험도 45%나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치명적인 악화를 겪을 위험도 크게 높았다.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지 않았을 경우 뇌졸중 위험이 58%나 높았으며 심부정맥 혈전증(DVT)가 일어날 위험도 역시 40%나 높아졌다.
결국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는 것만으로 뇌졸중과 심부정맥 혈전증, 중환자실 입원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의학적으로 증명된 셈이다.
연구의 제1저자인 타기오프(Devinder Singh)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인플루엔자 백신이 코로나의 악화와 강력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며 "현재 극소의 사람들만 코로나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인플루엔자 백신의 이러한 연관성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플루엔자 백신이 코로나 백신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코로나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상황에 있거나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또한 코로나와 인플루엔자 동시 발생의 위험성도 함게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