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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대유행 끝모를 코로나…제약사 온라인 영업 홍수

발행날짜: 2021-07-19 05:45:57

20개 넘는 온라인 플랫폼 속 의사 회원 확대 경쟁 치열해져
글로벌 제약사 중심 대면+비대면 '혼합' 방식에 국내사도 가세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코로나 사태가 4차 대유행으로 다시 위험 수위에 다다르자 온라인을 매개체로 한 제약사들의 영업‧마케팅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제약사들이 잇따라 의사 대상 온라인 전용 플랫폼을 오픈하면서 해당 시장도 포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여기에 최근 들어서는 대면과 온라인을 혼용한 새로운 방식이 등장하면서 의사들 사이에서는 피로감을 느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자료사진. 본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입니다. 최근 각 제약사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연계한 영업을 활성화하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모습이다.
17일 의료계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 해 매출 1조원이 넘는 국내 대형 제약사와 글로벌 제약사에 더해 기존 업체들까지 총 20개 넘는 의사 대상 온라인 플랫폼이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미약품이 2000년부터 자체적으로 운영한 HMP다. 뒤이어 대웅제약은 관계사와 협력해 '메디빌'을, 유한양행은 '유메디'를 각각 출범 시켜 자체적인 의사 대상 온라인 영업․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들 3개사가 코로나 이전부터 자체적인 의사 대상 플랫폼을 구축‧운영하면서 코로나 시대에서도 온라인 영업 선두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후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2020년부터 종근당과 일동제약, 동아ST 등 국내 제약사도 경쟁에 가세하는 한편, 주요 글로벌 제약사에 최근 암젠까지 연이어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해 의사 회원 수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약사들은 ▲의약품 및 논문 정보 제공 ▲주요 질환 최신 지견 ▲온∙오프라인 통합 심포지엄 ▲맞춤형 화상 디테일 서비스 등의 기능을 통해 의사 대상 영업‧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제약사들은 이 같은 의사 대상 온라인 영업환경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다양한 마케팅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것이 의사단체들과 협력한 온라인 연수강좌 개최로 소규모 학술대회나 연수강좌를 대행하는 방법이다.

이 가운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면서 제약사들 사이에서도 고민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더구나 올해 하반기에도 몇몇 업체들이 온라인 플랫폼 리뉴얼 혹은 신규 오픈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선 포화 현상 마저 벌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국내사 마케팅 관계자는 "최근 20개가 넘는 온라인 플랫폼들이 생겨났고 코로나 4차 대유행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영업‧마케팅의 가치가 더 커지고 있는 상태"라며 "앞으로는 경쟁에 어떻게 살아남을지가 고민이다. 경쟁사에 비교해 특징을 갖춰야 하는 숙제가 있다"고 전했다.

추가적으로 애매모호한 공정경쟁규약으로 인해 온라인 플랫폼이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에 놓여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실제로 복지부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진행하는 제품설명회에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약바이오협회도 제약사들의 온라인 영업‧마케팅 규제개선 요구에 복지부에 공정경쟁규약 개선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 출신인 한 국내사 영업담당 임원은 "온라인을 통한 다양한 플랫폼들은 다양한 마일리지나 포인트를 지급하는 것이 기본적 방식"이라며 "이마저도 허용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오프라인은 식사료 등을 보장하는 상황에서 온라인 마케팅 활동도 그에 맞는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면-비대면 합한 방식도 등장…의사들은 피로감 커져

최근 들어서는 온라인 영업‧마케팅에 더해 일선 영업사원이 관여하는 방식이 가미되고 있다.

유유제약의 경우 '유LIVE'라는 이름으로 비대면 영업을 벌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영업사원이 병‧의원을 방문해 줌 등 화상회의 시스템을 연결하고, 제약사 학술팀이 원격으로 제품 디테일을 진행하는 시스템이다.

참여를 원하는 의료진은 참여 희망 날짜와 제품 관련 문의사항을 신청서에 작성하고, 제약사는 날짜 조율 및 사전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 질문에 대한 답변 후 자유로운 질의응답 시간을 진행한다.

유유제약이 대면과 비대면 형식을 혼합한 방식으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해당 방식의 경우 공정경쟁규약 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로 하던 방식이다.
해당 영업‧마케팅 방법은 국내사들 보다는 오리지널 품목이 대다수인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로 해왔던 방식이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올해부터 시작했다"며 "영업사원과 학술팀이 진료 현장에서 필요한 맞춤형 학술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원격 제품 디테일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 경우에는 최근 온라인 영업‧마케팅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공정경쟁규약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온라인을 통한 영업‧마케팅의 경우 공정경쟁규약 상 포인트나 마일리지, 유료 논문 제공이 불가능하지만, 대면 영업의 경우는 일정 금액의 식사비 제공이 가능하다.

제약사들 사이에선 해당 규정이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유제약이 도입한 방식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현행 규약에서는 자사 제품설명은 영업사원의 방문을 전제로 하고있고, 현재 제약사들이 수행하는 마케팅 방식은 해당 조건을 충족하고 있어 식사비 등 제공이 가능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의료계 내에서는 최근 온라인 방식의 영업‧마케팅 홍수 속에서 피로감도 존재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대한내과의사회 임원인 서울의 A내과 원장은 "방문하는 제약사 영업사원마다 웨비나 시청 요청은 꼭 하고 간다. 코로나 대유행 시기가 지나면서 훨씬 많아졌다"며 "결국에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병용하는 영업 형태가 트렌드가 됐다. 다만, 제약사 간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면서 실제 처방에 실제 큰 도움이 돼야 하는지에 대해선 종합적인 평가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