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사망일시보상금 지급으로 시작으로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제도가 장애일시보상금, 장례비, 진료비 보상이 단계적으로 확대되면서 2020년 기준 총 702건의 피해구제 신청이 접수됐다.
지급된 구제 신청을 100건으로 환산했을 때 약 절반 이상이 드레스 증후군과 같은 중증피부이상반응이 발생했고, 부작용 최다 발생 성분은 통풍치료제인 알로푸리놀이었다.
26일 의약품안전관리원이 발간한 부작용 피해구제 사례집을 통해 누적 피해구제 접수 현황 및 지급건 상세 분석한 결과 다빈도 부작용 사례는 중증피부이상반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제도는 의약품 부작용으로 사망, 장애, 질병 피해를 입은 환자 및 유족에게 사망일시 보상금, 장례비, 장애일시보상금 및 진료비를 지급하는 사업이다.
다빈도 부작용 분석
제도 시행 이후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신청 건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 2017년부터 피해구제 보상범위를 진료비까지 확대 시행함에 따라, 신청건수는 2015년 20건에서 2017년 126건, 2018년 139건, 2019년 185건, 2020년 167건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피해구제 심의결과 심의 완료된 607건 중 502건 지급돼 82.7%가 지급 결정됐고 유형별 지급률은 진료비 89.3%, 장례비 73.6%, 장애 72.0%, 사망 67.7% 순이었다.
전체 부작용 사례수는 384건이었는데 이중 다빈도 부작용을 분석한 결과 지급된 100건 중 55.6건은 중증피부이상반응에 의한 사례였다.
자세히 살펴보면 드레스증후군이 93건, 독성표비괴사용해가 78건, 스티븐슨-존슨 증후군 67건, 아나필락시스성쇼크 50건, 약물발진 17건, 연조직염 8건, 저나트륨혈증 6건, 발열 6건, 약물유발간손상 5건, 폐색전증 5건이었다.
부작용 의약품을 효능군별 상위 5개는 진통제(18.5%), 항생제(18%), 항경련제(13.6%), 통풍치료제(11.9%), 항결핵제(6.5%) 등의 순이었다.
성분별로 부작용 최다 발생율을 보면 통풍치료제 알로푸리놀이 67건으로 1위였고 이어 항간질약 카르바마제핀 36건, 해열제 아세트아미노펜 20건, 항생제 세파클러 14건, 항결핵제 에탐부톨 14건, 소염진통제 록소프로펜 14건, 결핵약 이소니아지드 12건, 뇌전증약 라모트리진 12건 등의 순이었다.
이외 규제당국이 오남용 등 실태조사에 착수한 유사 마약 성분 진통제 트라마돌 성분이 12건, 진통제 덱시부프로펜이 11건 부작용이 발생했다.
주요 부작용 사례를 보면 먼저 통풍 진단을 받은 30대 남자 환자는 알로푸리놀 100mg 일 2회 투약한 후 6일째부터 손바닥 가려움증 및 발진 증상으로 내원했고 복용 18일째 수포가 발생했다.
스티븐스-존슨 증후군 (Stevens-Johnson syndrome)은 몇몇 피부병이 악화된 형태로 피부의 박탈을 초래하는 전신성의 질환이다.
이와 관련 전문위 자문에서는 관련문헌에서 확인되는 스티븐스-존슨 증후군의 임상증상(발진, 눈 결막 충혈, 입안 점막 수포 발생 및 벗겨짐, 발열, 인후통)이 발생해 의약품의 복용과 부작용 발현 사이의 시간적 선후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아목시실린/클라불란산칼륨 복합제 투여 후 독성표피괴사용해 발생 및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례도 보고됐다.
80대 여성 환자는 화농성 중이염으로 아목시실린/클라불란산칼륨 복합제를 일 3회 총 12일 복용했다. 복용 12일째 피부가 뜨겁고 가려운 증상으로 의원을 재방문해 항히스타민제 3일분을 처방받았다.
복용 중단 2일 후 전신에 발진, 통증성 수포 및 피부 벗겨짐 증상이 발생해 독성표피괴사용해 진단받고 상급종합병원으로 전원, 입원 51일째 패혈증 의증으로 사망했다.
부작용 발생 의약품 성분별 분석
이와 관련 전문위는 독성표피괴사용해는 주로 의약품의 투여로 인해 특이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고, 특히 아목시실린/클라불란산칼륨 복합제는 독성표피괴사용해를 잘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에서 의약품의 복용과 부작용 발현 사이의 시간적 선후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심의 결과 독성표피괴사용해 치료 중 사망한 본 사례에 대해 사망일시보상금 지급을 결정했다.
카르바마제핀 투여 후 스티븐스-존슨 증후군이 발생한 사례도 나왔다.
20대 환자는 정신분열증 양극성 장애 치료를 위해 카르바마제핀 200mg을 1일 2회, 처방받아 복용, 투여 24일째인 6월 9일 오전부터 발열, 입안 수포가 확인됐다.
또 인후통이 동반되며, 수포가 급격히 번지는 양상을 보여 상급종합병원에 입원해 스테로이드 투약 및 대증적 치료를 시작했고 입원 19일째 퇴원했다.
이와 관련 전문위는 "피부 발진, 인후통, 구강 내 점막 병변, 결막 충혈, 발열 등은 스티븐스-존슨 증후군의 전형적인 임상양상으로 볼 수 있다"며 진료의 소견과 의약품부작용 전문위원회의 자문 결과 카르바마제핀 사용에 따른 스티븐스-존슨 증후군이라고 판단했다.
무좀약 복용 후 급성 간 손상도 주의해야 할 증상이다.
40대 여성 환자는 의원에 내원해 발톱 백선(무좀)으로 진단받아, 이트라코나졸 200mg을 1일 2회 1주일 투약한 후 3일째부터 구역, 구토, 명치 통증을 호소했고 복용 5일째 복통, 오심, 구토로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에 입원했다.
복용 6일째인 급성간염 증상으로 진단받아 이트라코나졸 투여를 중단했고 이후 전신 증상 호전 및 영상 검사 결과 정상, 간 기능 호전돼 7일 후 퇴원했다.
전문위는 해당 사례에 대해 "이트라코나졸 사용에 따른 급성간염 유발 가능성이 국내 허가사항에 이상반응으로 기재돼 있고 신청인은 과거력 없던 사람으로, 이는 이트라코나졸 이외에 다른 약물이나 기저질환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보상금 지급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