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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낙태약 신속 허가 촉구…"가교시험 불필요"

발행날짜: 2021-07-29 15:50:12

WHO, 유산유도제 필수의약품 목록으로 지정
"중국, 베트남 등도 사용…인종적 요인 임상은 중복"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모낙폐)가 유산유도제 '미프지미소'의 신속 허가를 촉구하고 나섰다. 허가 기간이 길어질수록 여성의 안전한 임신중지가 어려워지는 만큼 이는 허가 지연은 자기결정권의 제약 요소라는 것이다.

29일 모낙폐는 성명서를 내고 "유산유도제는 필수의약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더 이상 미프지미소의 허가를 지체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현대약품이 도입을 결정한 유산유도제 미프지미소는 70여개 국가들이 사용하고 있는 약물. 이달 식약처에 따르면 미프지미소의 정식 허가 신청이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적으로 식약처의 허가심사 기간은 300일이 소요되지만, 희귀의약품과 같이 신속한 의약품 접근권이 요구되는 경우는 176일 가량 소요된다. 낙태죄가 폐지됐음에도 유산유도제 사용과 안전한 임신중지가 보장되지 않아 기본적 건강권이 계속해서 침해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미프지미소의 신속한 허가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판단.

모낙폐는 "식약처는 작년 12월 31일 미프지미소의 신속 심사를 약속한 바 있다"며 "그런데 사전검토로 허가를 4개월이나 늦추고, 가교시험 자료 제출 검토까지 해 우리의 재생산권 행사를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모낙폐는 "정말 약물의 안전한 사용을 원한다면, 온라인 상에 불법 임신중지 약물을 적발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70여개 국가들이 사용하고 있는 미프지미소를 신속하게 허가해 모두에게 안전한 임신중지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프지미소는 약물적 임신중지에 필수적인 의약품이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20년 가까이 필수의약품 목록으로 지정해왔다. 프랑스나 중국에서 1990년부터 이 약물을 사용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에서 의약품 접근권은 30년 넘게 지연된 것.

최근 산부인과의사회 등에서 미프지미소 허가를 위해 제기하고 있는 가교시험 자료 필요성과 관련한 비판도 나왔다.

가교시험은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에서 제정한 외국 임상시험 평가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약물마다 민족적 유전 차이에 의해 약효 및 안전성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외국 임상자료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 가교시험을 실시한다.

모낙폐는 "ICH 가이드라인은 불필요한 임상시험의 중복을 최소화하도록 하고, 환자들의 치료받을 이익을 지연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며 "불필요한 임상시험의 재실시는 의약품 개발 자원을 낭비하고, 최적의 치료법의 이용 가능성을 지연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미프지미소의 주요 성분인 미페프리스톤은 동양인이 많이 이주해 살고 있는 미국, 캐나다, 유럽 등 주요국가에서 아무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다"며 "중국, 베트남, 몽골, 북한 등 한국과 민족적으로 유사한 국가에서도 임신중지를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약물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미프지미소의 가교시험 요구는 제도의 취지를 완전히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