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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 연장에 시연·임상 중단…의료기기 기업 골머리

발행날짜: 2021-07-30 05:45:59

사실상 병원 봉쇄 조치에 준비했던 행사들 줄줄이 보류
일부만 온라인 형식으로 대체…"지속 연장시 큰 타격"

코로나 확진자가 계속해서 하루에 네자리 숫자를 기록하는 등 4차 대유행이 지속되자 신제품 시연회나 임상시험 등이 사실상 무기한 보류되면서 의료기기 기업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4단계 거리두기 조치가 지속되면서 사실상 출입 자체가 불가능한 지경에 놓여 더욱 골머리를 썩고 있는 상황.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거리두기 4단계 조치로 인해 대학병원들이 빗장을 걸어잠그면서 의료기기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인 A사는 이달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신제품 설명회 및 시연을 전면 취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달만 해도 업무적 회의나 미팅 등이 가능해 제한적이나마 행사를 강행하는 방안으로 추진해왔지만 4단계 거리두기 조치가 내려지면서 진행 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 기업은 병원 의료진과 논의하며 행사 규모를 더욱 축소해 진행하는 방안도 타진했지만 원내 방침이 확정되면서 제품소개서와 온라인 홍보 영상을 전달하며 마무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A사 임원은 "국내 런칭을 앞두고 사실상 첫 행사라는 점에서 본사 차원에서도 상당한 지원을 했고 이에 맞춰 법인도 오랜 기간 준비를 했지만 도저히 진행할 수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언제까지 4단계 조치가 이어질지 예측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무한정 연기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일단 서울권 대형병원 자체가 사실상 봉쇄 분위기고 의료진들도 몸을 사리는 분위기라 공연히 이를 강행하다가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것이 최종 판단"이라며 "특히 만약의 만약이라도 문제가 발생했을때 사회적 분위기도 감안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비단 A기업만의 사례는 아니다. 빅5로 불리는 서울권 대형병원들이 감염 우려와 사회적 시선 등으로 사실상 봉쇄령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후반기에 기획했던 행사들은 개최를 기약하기 힘들어진 상태다.

실제로 현재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 등 기업 계열 병원들은 물론 세브란스병원 등은 원내 방침을 통해 외부인 출입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의료진들은 온라인을 제외한 외부 회의 등의 참석도 제한하고 있는 상황. 사실상 의료기기 기업들 입장에서는 행사는 커녕 미팅이나 회의조차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린 셈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4단계 시행 후 의료진의 외부 미팅은 물론 원내 회의조차 금지된 상태"라며 "이유를 막론하고 외부 출입자와 연구실 내 1대 1 미팅조차 지침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의료기기 기업들을 더욱 고민스럽게 하는 것은 바로 임상시험조차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점이다.

사실상 병원 봉쇄령에 가까운 조치가 내려지면서 임상시험 담당 의료진을 만나는 것은 뒤로 하고 임상시험센터 모니터링룸조차 접근이 어려워진 이유다.

더욱이 임상시험 자료들은 개인정보보호 등의 이유로 병원내 모니터링 룸에서만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자료 분석조차 길이 막힌 상황. 단순히 피험자 모집에 난항을 겪는 문제를 넘어 자료 분석 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의미다.

의료기기 스타트업인 B사 대표는 "다른 것은 다 견딜 수 있다고 하지만 임상이 중단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그나마 모아 놓은 자료라도 접근이 가능하면 그거라도 살려볼텐데 CPM(임상시험 프로젝트 관리자)조차 출입이 안되니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기술 선점이 무엇보다 중요한 분야인데 하필 가장 중요한 시점에 이러한 상황이 벌어져 정말이지 하늘이 원망스러운 상황"이라며 "그나마 예산이라도 넉넉하면 다른 방법을 알아볼텐데 지금으로서는 그 병원 외에는 기댈 곳이 없는 상황이라 더 답답하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