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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부스터샷 제동 건 WHO "9월까진 유예해달라"

황병우
발행날짜: 2021-08-05 11:21:08

고소득 국가 100명당 100회 대비 저소득 1.5회분 지적
WHO "코로나 대유행 향방 고소득 국가에 달려"

코로나 변이 확산세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 부스터샷을 결정한 가운데 세계보건기구(이하 WHO) 9월까지 결정을 유예해주길 요구했다.

WHO는 4일(현지시간) 코로나 백신 공급 불균형 문제 해소를 위해 부스터샷 접종을 9월 말까지 중단해달라고 밝혔다.
WHO 세계보건회의 모습(WHO 홈페이지 발췌)

WHO 테드로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40억 회분 이상의 백신이 투여됐지만 이 중 80% 이상은 세계 인구의 절반도 안 되는 중상위 소득 국가에 돌아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델타 변이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고자 하는 모든 정부의 염려를 이해한다"면서 "아직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가운데 이미 백신 공급의 대부분을 사용한 나라들이 더 사용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WHO 따르면 5월까지 고소득 국가는 인구 100명당 약 50회분의 백신을 접종했는데 지금은 두 배가 돼 인구 100명당 거의 100회분이지만 저소득 국가는 100명당 1.5회분만 투여에 머무르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WHO 브루스 아일워드 MD는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일부 국가에서는 의료 종사자들이 보호받지 못한 채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실시하고 있는 많은 국가들이 코로나 변이로 인한 부스터샷 접종을 결정한 상태다.

프랑스와 러시아는 지난 4월과 7월부터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했으며 영국과 독일 경우 다음 달 초부터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 할 예정이다.

또 미국의 경우 부스터샷 접종을 검토하며 백신 구매 계약을 추가로 맺었고, 국내 역시 4분기 중에 부스터샷 접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WHO는 지난 5월 WHO가 각국 인구의 최소 10%가 9월 말까지 백신을 맞게 하자고 제시한 목표를 재차 언급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고소득 국가로 가는 백신 대부분을 저소득 국가로 가게 하는 전환이 시급하다"며 "코로나 대유행의 진로가 G20의 리더십에 달려 있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다만, WHO의 이 같은 지적을 두고 미국 정부는 즉각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 식품의약국(FDA)이 부스터샷을 권고하기로 결정할 경우 미국에 충분한 백신 물량이 있을 것"이라며 "부스터샷 접종과 취약 나라 접종 모두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양자택일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부스터샷이 필요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고령층과 면역 취약층 등을 대상으로 한 부스터샷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1억1000만회분의 백신을 전 세계에 기부했으며 내년까지 5억회분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