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5년전 접었던 내과학 교과서를 수시로 들춰보고 있다. 백신접종 이상반응에 대한 의학적인 지식과 행정적 업무처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대한 빨리 적응하려고 노력 중이다."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보건사무관에서 세종시보건소장을 거쳐 최근 질병관리청으로 이색 행보를 걷고 있는 권근용 팀장(40·계명의대 졸)을 세종에서 만났다.
질병청에 이상반응조사팀장 겸 역학조사팀장으로 발령을 받았던 권 팀장은 한달새 예방접종 시행 관리 팀장 겸 인수공통감염병관리과장 직무대리직을 수행 중이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세종시보건소장으로 드라이브 스루 등 의료 최일선을 지키며 역할을 해왔던 그는 왜 질병청을 택했을까.
"장기적으로 국가직 공무원의 길을 가고 싶다. 보건소장의 업무는 개인적으로 충분히 값진 경험이지만 본연의 길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병청은 의사라는 전문성을 살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
현재 자리에 머물기 보다는 계속해서 도전을 하고 싶다는 권 팀장의 새로운 무대는 질병청인 셈이다. 전 세계적 공통 이슈인 코로나19 국면에서 그 어느 곳보다 역동적인 필드이기 때문이다.
"보건소장직 2년 3개월 값진 경험"
그는 세종시보건소장으로서의 지난 2년 3개월의 경험에 대해서도 직업적 보람을 넘어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복지부에서 보건소장으로 갔던 것은 잘한 선택이었다. 앞으로 복지부 공무원 과정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보건소는 보건의료정책을 실행하는 주축이 되는 기관으로 최일선에서 정부 정책이 어떻게 추진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기 때문이다."
보건소장직은 국가의 중대한 사안을 결정하는 자리는 아니지만 최전선에서 현장에 필요한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실제로 코로나19 1차 팬데믹 당시 그는 신속하게 드라이브 스루 사업을 하루만에 결정해 추진해 적극행정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복지부에서 굵직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고 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도 많지만 당장 지역사회 보건의료에 필요한 사업을 빠르게 도입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상당히 의미있는 역할이라는 얘기다.
"중앙부처가 세상의 제도를 변화시키는 주축으로 보건소는 이를 수행하는 수동적 입장이라고 인식할 수 있지만 그 반대일수도 있다. 중앙부처에서는 복잡한 이해관계 등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부분을 보건소를 중심으로 지자체 차원에서 추진할 수 있다."
그는 팬데믹 상황에서 치과 공보의도 (구강 내 해부구조 등)교육과정상 검체채취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 당시 지자체장의 결정으로 치과의사도 검체채취에 투입해 부족한 인력을 채우기도 했다.
이와 함께 140여명에 달하는 보건소 조직을 통솔하는 것 또한 복지부에선 하기 힘든 경험. 그는 매 순간 의사결정을 하고 조직을 관리하는 것의 어려움을 알 수 있는 계기라고 했다.
그는 복지부에 보건직 공무원 후배들에게도 보건소장직은 꼭 한번 경험해볼 것을 적극 권했다.
"복지부 어떤 부서라도 보건소와 연관이 돼 있다. 많은 후배들이 중앙부처에서 정해진 정책이 보건소에서 어떻게 실행되는지 직접 보는 경험을 하면 좋겠다."
권근용 팀장의 새로운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