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계가 급성기의료를 포함한 의료와 복지 복합제 기능 전환을 위한 제도와 수가개선을 강하게 제기했다.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준비 중인 정부는 요양병원의 역할과 기능 확대에 공감하면서도 수가 개선은 원론적 입장을 고수했다.
대한요양병원협회(회장 기평석)는 16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2021년 추계 학술세미나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이날 '노인의료 전달체계와 요양병원 역할' 섹션이 요양병원들의 관심을 끌었다.
아주의대 김주형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요양병원 역할과 기능에 의료와 복지 복합체를 제안했다.
김 교수는 "많은 요양병원들이 현 수가체계에서 유지 가능한가라는 고민과 걱정이 많다"면서 "앞으로 만성기와 회복기 그리고 아급성기까지 요양병원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 제도보완과 수가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양병원과 요양원 구별도 못하는 현실에서 요양병원 명칭을 치유병원으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병동제 도입과 함께 일당정액제의 행위별수가 또는 적정수가 전환 그리고 적정성평가의 현실적 모델 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 요양병원들은 수가개선에 한 목소리를 냈다.
선한빛요양병원 김기준 원장(요양병협 정책위원장)은 "고령화 상황에서 요양병원의 현 기능과 수가체계가 최선인가"라고 반문하고 "의료전달체계 개편에서 요양병원 역할의 중요성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준 원장은 "한 달 200만원에서 250만원인 일당정액수가로 입원환자의 치료와 약제처방, 식사 등을 충분히 제공한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간호인력과 행정인력 등의 급여보상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림의대 가정의학과 노용균 교수는 "요양병원들이 지난 15년간 노인 건강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노인 의료비 절감과 가족 부담 완화에 기여했다"면서 "이제 요양병원 제도의 큰 틀을 바꿀 시점이 됐다. 정부의 정책적 의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의 커뮤니티케어에서 의사가 빠지면 성과 내기가 쉽지 않다. 통합 돌봄과 노인의료 전달체계에서 의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요양병원 역할을 강조했다.
노 교수는 "아무리 좋은 제도와 수가체계를 만들어도 환자와 가족이 급성기 병원을 선택하면 소용이 없다"면서 "공급자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 요양병원 제도와 수가를 논의하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복지부는 예방과 완화의료 전환을 위해 요양병원 중요성을 치켜세웠다.
유정민 보건의료혁신팀장은 "고령사회에서 의료와 복지 연계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의료가 전제되지 않은 복지는 실질적 기능을 하기 어렵다"면서 "요양병원 전달체계도 기능 및 협력 연계 강화 그리고 성과중심 평가체계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전달체계 개편방안 실무책임자는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단일 의료기관과 단일 시설로 증가하는 노인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말하고 "급성기 대학병원과 협력, 요양병원 치료 후 재택과 시설 연계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유정민 팀장은 "요양병원 일당정액 수가 관련 충분한 보상이라는 지적이 많다"면서 "정부는 성과 중심의 보상체계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요양병원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