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을 중단하는 산부인과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의원급에서 분만을 유지해왔던 산부인과는 매년 급감하면서 분만 인프라 붕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신현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분만 건수가 32.5% 감소했으며 2020년 기준 분만을 중단한 산부인과 의원은 1,097개소로 2016년 대비 3.4%(36개소) 증가했다.
특히 산부인과 간판을 내걸었지만 분만수가를 청구하지 않은 기관이 크게 늘었다. 강원도 지역과 제주도의 경우 분만수가를 청구하지 않은 기관 증감률이 2016년 대비 2020년 각각 23.1%로 가장 높았다.
인구가 밀집된 서울, 경기지역에서도 분만을 접고 간판만 내선 산부인과가 각각 2.6%, 7.5%로 증가 추세다.
종별로 살펴보면 상급종합병원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종합병원 산분인과는 2016년 89곳에서 2020년 85곳으로 소폭 감소했으며 병원급 산부인과는 2016년 145곳에서 2020년 139곳까지 줄었다.
의원급 산부인과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2016년까지만 해도 분만을 실시하는 의원은 313곳을 유지했지만 2017년 290곳, 2018년 279곳, 2019년 260곳, 2020년 238곳으로 매년 빠르게 감소했다.
즉, 5년간 총 75곳(-24%)의 분만 가능한 의원급 산부인과가 문을 닫은 셈이다.
지역별 분만기관 현황을 보더라도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인구가 급증한다는 세종시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분만기관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충남지역은 -24.1%, 광주지역 -23.1%, 대전지역 -20.0%로 감소세가 심각했으며 인구가 집중돼 있는 서울, 경기지역도 각각 -12.4%, -15.3%를 기록하면서 분만 산부인과 인프라가 붕괴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문제는 분만 인프라 붕괴의 여파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2020년도 산부인과 전공의 확보율은 88.7%였지만 2021년에는 87.4%로 감소했으며 그마저도 전공의 수련을 마치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비율이 3.52%(16명, 2020년 기준)으로 높았다.
다시말해 미래의 분만 인프라를 책임져야 하는 산부인과 전공의들이 감소하고 있다는 얘기다.
신현영 의원은 "저출산 현상과 함께 여전히 열악한 산부인과 근무조건으로 인해 산부인과 의료인과 분만 의료기관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산부인과 인프라 붕괴는 응급상황 대처를 어렵게 하고 분만취약지 증가 등 분만환경의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임신, 출산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고 출산 친화적 환경 조성을 위해 정책적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