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학병원, 일반 병실 당직 중 코로나 중환자실 담당 '꼼수' 전공의협 "당직 근무 악용 실태조사, 환자안전·수련교육 차질"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를 위한 병상 확보 행정명령 여파가 전공의 수련업무로 확대되는 형국이다.
일부 대학병원은 전공의 당직 근무 중 코로나 중환자 병동 투입을 예고하고 있어 전공의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수도권 A 대학병원은 오는 10월 중 야간 당직 중인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중증병상 업무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8월과 9월 수도권에 이어 비수도권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전담병상 확보 행정명령을 내렸다.
상급종합병원은 허가 병상 수의 1%에서 1.5%를, 종합병원은 700병상 이상 허가 병상 수의 1%를 코로나 중증환자 전담병상으로 전환해야 한다.
300~700병상 종합병원은 허가 병상 수의 5%를 코로나 중등증환자 전담병상을 확보해야 한다.
이는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000명에서 3000명으로 증가하면서 경증환자에서 중증환자로 악화되는 상황을 감안한 조치이다.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사실상 코로나 중환자실이 늘어나면서 전담 의료인력 추가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코로나 전담병원인 대학병원은 전공의 당직표에 코로나 중환자실을 추가해 일반 병실과 코로나 병실 당직을 구분한 수련을 실시 중이다.
문제는 일부 대학병원에서 일반 병실 당직 근무 중인 전공의들에게 코로나 중환자실 업무를 겸임시킨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일반 병실 당직을 서면서 코로나 중환자의 이상반응으로 호출 시 중환자실을 지원하는 꼼수 당직인 셈이다.
A 대학병원 내과계 전공의는 "당직표는 일반 병실 당직이나 코로나 중환자 상태에 문제가 있으면 전공의가 달려가 전담하면서 일반 환자와 코로나 환자를 동시에 보는 상황으로 변화되고 있다"면서 "병원 측은 의국을 통해 전공의들에게 10월 중 당직을 서면서 코로나 중환자 관리에 협조를 구하는 형국"이라고 전했다.
전공의협의회(회장 여한솔)에는 이미 코로나 병실 투입에 따른 전공의들의 민원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여한솔 회장은 "확진자 증가로 중환자가 증가하면서 전공의들의 코로나 병실 투입이 빈번해지고 있다"면서 "코로나 중환자실과 일반 병실 당직을 구분한 당직표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밤샘 당직하는 전공의에게 일반 환자와 코로나 환자를 보라는 것은 환자 안전에도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면서 "방호복을 착·탈의하면서 일반 병실과 코로나 병실을 뛰어다니는 전공의들이 온전히 환자에 집중하며 수련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여한솔 회장은 "전공의협의회 차원에서 조만간 실태조사를 실시해 당직 근무를 악용한 수련병원들의 잘못된 행태를 바로 잡겠다"면서 "조사결과를 토대로 전공의법 위반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