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구매비용과 필요한 비축량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환자 1명 치료에 필요한 총 40개의 200mg 캡슐 생산비용 및 10%의 적정 이윤이 약 2만 4000원에 불과해, 80만명분에 달하는 예산안 194억원은 과다 책정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5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약)는 성명서를 내고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구매비용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머크(MSD)는 지난 1일 개발 중인 코로나19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르'의 3상 임상시험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몰누피라비르는 입원하지 않은 경증-중등증 환자의 입원 또는 사망위험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청은 MSD의 발표에 대해 긍정적인 결과로 평가하며 3일 몰누피라비르의 선구매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건약은 "질병청은 지난 8월 말에 2만명 분의 치료제 구매 비용으로 2022년 예산안에 194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며 "이는 환자 1명의 치료비용을 96만원으로 가정해 계산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건약은 근거로 하버드대 연구원인 Melissa Barber와 킹스 칼리지 런던의 Dzintars Gotham은 인도에서 거래된 몰누피라비르 원료의약품(API)의 글로벌 소스를 확인하고 제네릭 가격을 추정한 논문을 인용했다.
문헌에 따르면 몰누피라비르 1캡슐의 생산 비용은 단돈 520원(0.44달러)으로 환자 1명을 치료하기 위해 필요한 총 40개의 200mg 캡슐의 생산비용과 10%의 적정 이윤, 관련 세금까지 모두 포함한 가격은 약 2만 4천원(19.9달러)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건약은 "이러한 계산에 따르면, 예산안 194억원은 2만 명이 아니라 80만 명이 넘는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비용으로 탈바꿈 한다"며 "질병청은 코로나19 치료제뿐만 아니라 백신 등 여러 의료제품들의 협의과정을 대부분 비공개로 숨겨왔다"고 비판했다.
건약은 "불투명한 의약품 가격은 정부의 무능을 숨기기 위함이거나 제약회사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전략이지 결코 국민을 위한 계약 방법이 될 수 없다"며 "추후에 MSD가 추가적인 의미있는 임상시험 결과를 내놓는다면, 국가비축용 의약품에 준해 적극적으로 비축량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적정한 약가와 비축량을 위해 국내 제약회사들이 몰누피라비르 생산에 필요한 비용과 가능한 생산량도 같이 검토돼야 한다"며 "질병청은 코로나19 치료제의 구매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들에게 그 성과를 평가받고 감염병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필요한 비축량 역시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