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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 간염 항바이러스제 조기치료 "간암 위험 50% 감소"

이창진
발행날짜: 2021-10-07 11:28:39

서울대·부산백병원 연구팀, 외피항원 양성 시기 치료 효과 규명
국내·외 환자 9만명 데이터 분석…"정기적 검사, 빠른 치료 중요"

B형 간염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조기에 시작해야 간암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내과 이정훈 교수팀(보라매병원 장희준 교수, 부산백병원 윤준식 교수)은 7일 B형 간염 바이러스 외피항원(HBeAg)이 양성인 시기에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외피항원 소실 이후 시작하는 것보다 간암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이정훈 교수, 보라매병원 장희준 교수, 부산백병원 윤준식 교수.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 위장병학·간장학회지'(IF=11.382) 온라인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국내 16개 대학병원과 유럽, 북미 지역 11개 기관의 B형 간염 환자 9862명의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HBeAg이 양성일 때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시작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간암 발생 위험이 낮았다. 한국인 환자의 경우 발생 위험이 약 54~59% 감소했다.

만성 B형 간염은 면역 관용기, HBeAg 양성 간염기, 비활동성 보유기, HBeAg 음성 간염기 4단계로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염증 반응이 심한 HBeAg 양성 간염기와 HBeAg 음성 간염기에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권고해왔으나 어느 시점이 간암 발생 위험이 더 낮은지 뚜렷한 결론이 없었다.

B형 간염 바이러스 이미지.
이정훈 교수는 "기존 빠른 치료를 추천하는 근거도 부족했고, 약제 내성 위험으로 환자 스스로 HBeAg 양성 간염기를 극복하도록 수개월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연구 결과를 통해 양성 간염기에 빠른 항바이러스제 시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연구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만성 B형 간염 환자들은 최대 6개월 간격으로 정기적으로 검사를 해야 빨리 치료 시작 시점을 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제1저자인 보라매병원 장희준 교수와 부산백병원 윤준식 교수는 "혈중 바이러스 양이 많아 간의 염증이 발생할 때 지체 없이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시작해야 간암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그동안 명확히 입증하지 못한 문제를 국내외 여러 기관이 힘을 합쳐 의미 있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