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환자 5만 5473명 대상 엔테카비어vs테노포비어 비교 평균 41개월 추적 관찰…과거 연구 달리 암 발생 차이 없어
간세포암(HCC) 예방 효과를 두고 10년 이상 우열 논란이 이어진 B형 간염 1차 약제 엔테카비어(ETV)와 테노포비어(TDF)간의 비교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서 이뤄진 최대 규모의 연구에서 우열을 유의한 차이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수많은 연구를 통해 상충되던 약제 비교가 마침내 정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년 넘게 이어진 B형 간염 1차 약제 우열 비교 정리
오는 4월 12일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는 B형 간염 1차 치료 약제인 엔테카비어와 테노포비어에 대한 대규모 비교 연구 결과가 게재될 예정이다(doi.org/10.3346/jkms.2021.36.e89).
이번 논문은 엔테카비어와 테노포비어간에 간세포암 예방 효과를 두고 이어지고 있는 논란을 정리하기 위해 기획된 연구다.
실제로 B형 간염 약제의 중요한 지표인 간세포암 예방 효과를 두고 두 약제간 우열 비교는 10년 넘게 이어진 논란 중의 하나였다.
간세포암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 상충되는 연구들이 계속해서 나오면서 학자들 사이에서도 엔테카비어파와 테노포비어파가 나뉘는 등 의견이 나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는 물론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나란히 B형 간염 1차 치료 약제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간세포암 발병률와 예방 효과를 두고 논란이 이어진 이유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도 해외 유명 저널에 수없이 연구 결과가 게재될 만큼 많은 연구가 이뤄졌다. 대부분의 설계는 엔테카비어와 테노포비어간의 직접 비교(Head to head)였다.
2013년(Clin Gastroenterol Hepatol 2013;11(1):88–94) 논문으로 시작한 이래 2017년(Clin Microbiol Infect 2017;23(7):464–469), 2018년(J Viral Hepat 2018;25(12):1565–1575)을 이어지며 비교가 지속된 것.
특히 가장 최근에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게재된 연구JAMA Oncol 2019;5(1):30–36)에서 테노포비어가 엔테카비어에 비해 간세포암 발병 위험이 낮다는 연구가 나오면서 우열 논란에 불이 붙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후 2020년 이뤄진 대규모 메타 분석 연구(Hepatol Int 2020;14(1):105–114)에서는 오히려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논란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이유중 하나다.
"엔테카비어-테노포비어 간세포함 발생 위험 차이없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최희경 교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기현 위원이 대규모 연구를 통해 두 약제에 대한 비교를 진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속되는 논란을 정리하고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엔테카비어와 테노포비어로 B형 간염 치료를 받은 5만 5473명을 대상으로 2018년 12월까지 추적 관찰했다.
성별, 연령, 병원 유형 및 간경변 유무까지 나눠 하위 그룹 분석을 진행하며 과연 간세포암 발병 위험에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한 것.
엔테카비어가 2007년 1월에 국내에 도입됐고 테노포비어는 2012년 12월에 국내에 도입된 만큼 추적 기관과 관련한 불균형이 이러한 상반되는 연구로 이어진 것일 수 있다고 가정해 다른 요인을 차단하고 지표 날짜를 완전히 맞춘 셈이다.
그 결과 평균 41.2개월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 엔테카비어 그룹에서는 4.9%의 환자가 간세포암에 걸린 것으로 분석됐다. 테노포비어 그룹에서는 4.6%가 간세포암에 걸렸다.
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하면 엔테카비어를 처방받은 환자는 간세포암 위험이 100인년당 1.46을 기록했고 테노포비어 그룹은 100인년당 1.36으로 집계됐다.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는 의미다.
다른 하위 그룹 분석도 약제간 간세포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병원 유형과 간경변 유무 등을 모두 분석했지만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다만 2012년부터 2014년 사이에 등록된 환자들을 분석하자 5년 차에 테노포비어 그룹이 엔테카비어 그룹보다 간세포암 위험이 15%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의 가정이 된 추적 기간의 차이가 우열 비교의 단초가 됐다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다.
연구진은 "같은 환자군을 놓고도 테노포비어가 엔테카비어보다 간세포함 발병 위험을 낮춘다는 결과를 얻은 연구들과 유사하게 설계를 할 경우 테노포비어 그룹 환자의 간세포암 위험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결국 관찰 기간이 이러한 차이를 만들었다는 우리의 가정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러한 추적 관찰 기간을 일치시킬 경우 두 그룹간의 차이는 없었다"며 "결국 현재까지 엔테카비어와 테노포비어간에 우열 관계에 대한 어떠한 근거도 없다는 의미로 향후 유사 연구를 진행할 경우 추적 관찰 기간을 정확히 통제해야 한다는 근거를 보여준 연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