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나클소프트 위의석 대표, IT·클라우드 원천 기술력 강조 "헬스케어와 IT는 전혀 다른 분야…PHR 확장성이 경쟁력"
한국 의료산업의 미래 'CEO'에게 묻는다
제약·바이오 산업의 호황에 가려졌던 의료산업 분야가 4차 혁명의 물결을 타고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메디칼타임즈가 더 없는 기회를 만나 도약을 준비하는 한국 의료산업 기업들이 그리고 있는 청사진을 CEO들을 찾아가 직접 물었다. |편집자주|
|"국내 최고 플랫폼 기술 PHR로 꽃 피운다"-세나클소프트|
"EMR(전자의무기록)을 헬스케어 분야로 분류하고 있는데 근본을 따져보면 이는 명백하게 IT 기술입니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플랫폼 기술이죠. 세나클소프트가 어디에서 왔는가를 보면 명확하게 그 경쟁력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바야흐로 클라우드의 물결이다. 4차 산업 혁명과 디지털 전환이 촉발한 클라우드 전쟁은 이제 의료계도 예외는 아니다.
클라우드 기반의 스마트 병원 시스템이 최대의 화두에 오를 만큼 디지털 전환, 나아가 클라우드 시스템은 이제 의료계에서도 피할 수 없는 시대 흐름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가장 실감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EMR(전자의무기록) 시장이다. 과거 유비케어와 이지케어텍, 비트컴퓨터가 고유 영역을 지키며 주름잡던 시장은 이제 클라우드 안으로 스며들고 있다.
이에 맞춰 스타트업들도 무서운 기세를 보여주고 있다. 전장이 클라우드로 옮겨지는 것을 틈타 이른바 빅3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기업이 있다. 이른바 '위의석 사단'이 만든 세나클소프트다.
올해 1월 클라우드 EMR '오름차트'를 들고 나타난 위의석 대표. 그는 IT 업계에서 자타공인 '플랫폼'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네이버플랫폼개발센터장을 거쳐 검색사업본부장으로 네이버의 주력 수익 사업인 '검색 광고'를 탄생시켰고 SKT로 자리를 옮겨 'T전화'와 인공지능 시스템 '누구'를 새롭게 세상에 내놨다.
그런 그가 왜 의료계, 더욱이 이미 일부 기업이 확고한 시장 지배력을 지닌 EMR 시장에 발을 딛었을까. 그는 이러한 질문에 매우 명쾌한 답변을 내놨다. 세나클소프트는 헬스케어 기업이 아니라고.
"클라우드 EMR을 개발한다고 하니까 도대체 플랫폼 전문가가 왜 헬스케어 분야로 들어왔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사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EMR은 누가봐도 IT, 더 자세히는 플랫폼 산업이거든요. 그런 면에서 사실 지금 저는, 그리고 우리 세나클소프트는 우리가 제일 잘 하는 것을 하고 있는 거에요."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헬스케어와 IT의 분류 기준은 뭘까. 그는 바로 사용자에게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EMR에서 들고 나는 정보는 의사의 영역 즉 헬스케어의 부분이지만 EMR 시스템 자체는 그저 플랫폼, IT의 영역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위 대표는 "우리는 정보가 들어오고 정보가 나가는 그 판, 즉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지 그 정보, 나아가 그 이상의 것은 의사들의 영역"이라며 "의사들이 헬스케어 분야를 더 쉽고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세나클소프트의 플랫폼이 어떤 도움이 될지를 고민하는 것만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러한 면에서 우리는 철저하게 엔지니어링에서 왔고 엔지니어링으로 가고 있다"며 "누군가 EMR 분야에서 우리의 경쟁력을 묻는다면 자신있게 우리가 만들어온 플랫폼을 보라고 얘기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클라우드'라는 판을 가져온 것도 여기에 이유가 있다. 사실 의료계에서는 새로운 물결일 수 있지만 이미 IT 산업에서는 너무나 익숙한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금까지 이 부분을 제쳐놓고 시스템이 운용되는 것이 더 놀랍다는 것이 그의 지적.
사실상 건강정보 외에 개인의 모든 정보가 이미 클라우드 안에 있는데 왜 이 부분만 빠져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바로 세나클소프트의 시작이다.
위의석 대표는 "쉽게 말해 네이버의 모든 컨텐츠와 정보는 100% 클라우드에 있다"며 "이미 20년이 넘은 기술이고 그만큼 대다수 국민들의 정보들은 이미 클라우드 안에 담겨있는 상태인데 오로지 건강정보, 의료정보만이 각 의원과 병원의 컴퓨터 안에 잠들어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결국 빅데이터 부분을 차치하더라도 헬스케어가 산업 분야로 나오기 위해서는 각 의사의 컴퓨터 안에 있는 정보들이 클라우드 위로 올라오는 것 외에는 방법 자체가 없다"며 "우리가 그 역할을 해야 겠다는 판단으로 세나클소프트를 만들고 오름차트를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그만큼 클라우드가 경쟁력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클라우드 EMR은 정보를 클라우드로 올리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지 단순히 기존 EMR에 비해 우위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
클라우드를 통해 백업과 보안 등에 분명한 이점을 가지는 것은 맞지만 그 단어만으로 또 다른 경쟁력을 갖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위 대표는 "클라우드 EMR이 무조건 더 좋은 것이냐 묻는 다면 대답은 '그런 것은 아니다' 밖에 할 수 없다"며 "물론 백업과 보안, 프로그램간 연동이 자유롭다는 장점은 분명하지만 이 것이 곧 EMR의 차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결국 클라우드라는 환경 안에서 EMR 프로그램을 얼마나 더 잘 짜느냐가 곧 경쟁력이 되는 것이지 기존의 EMR에 클라우드를 결합한다고 더 좋은 시스템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인 셈이다.
위의석 대표는 "민감한 얘기지만 현재 EMR 시스템을 운용하던 기업들은 그 UI(user interface)와 UX(User Experience)를 쉽게 바꿀 수 없다"며 "결국 그 UI와 UX에 대한 익숙함을 경쟁력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클라우드로 판을 바꾼다고 해도 이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딜레마가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한 부분도 여기에 있다"며 "그들이 바꾸고 싶어도 바꿀 수 없는 부분들을 180도 뒤짚어 완전히 새판을 보여준다면 분명히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고 그 확신은 점차 증명돼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그는 이러한 새로운 클라우드 EMR을 들고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세나클소프트의 오름차트는 타 기업의 클라우드 EMR에 비해 반값도 되지 않는다.
결국 이 클라우드 EMR로는 수익을 창출하는데 한계가 있을 밖에 없다는 의미. 그는 이러한 질문에 담담하게 'PHR(personal health record)'이라는 단어를 꺼내놓았다.
클라우드 EMR은 결국 PHR 고객을 모으기 위한 툴일 뿐 그 점유율이나 수익성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위 대표는 "우리가 원하는 목표는 국민들이,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와 의사가 원하는 정보 그 데이터가 오가는 선순환 구조의 PHR"이라며 "클라우드 EMR은 이를 위한 도구라는 점에서 점유율은 그리 중요하지 않으며 필요하다면 무료로라도 배포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EMR을 통해 클라우드에 빅데이터들이 모아지고 의사와 환자의 동의 아래 이를 활용한 도움되는 정보들이 오갈 수 있게 통로를 연결해 주는 것이 세나클소프트의 최종 목표인 셈이다.
위의석 대표는 "우리의 핵심 멤버들이 네이버 검색 광고를 만든 사람들로 운동화 파는 곳을 검색하면 검색한 사람의 연령과 취향, 과거 구매 이력 등을 통해 가장 최적화된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다다"며 "우리가 데이터를 선제적으로 분석하지 않아도 분석은 분석대로 되고 사업은 사업대로 되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리는 다른 EMR기업과 달리 EMR을 팔아서 수익을 얻는다거나 병의원, 환자를 상대로 돈을 벌 의지가 전혀 없다"며 "환자가 원하는 정보, 의사가 원하는 정보, 그 데이터들이 오고 가는 환경만 구축하면 우리가 원하는 PHR 모델을 구현하는데 충분한 기반이 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그렇게 된다면 의료계에서도 환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의 오름차트를 찾게될 것이고 이렇게 의사들이 모이면 PHR 환경, 즉 앱을 찾는 환자와 국민들도 늘게 될 것"이라며 "이런 순환 구조가 우리가 원하는 궁극적 목표이며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