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면서 펼쳐질 대선정국에서 보건의료정책은 어떤 쟁점이 부각될까.
일단 대표선수 선발을 마친 더불어민주당은 조만간 선거캠프를 꾸리고 기존 당 차원에서 설계한 정책과 이재명 후보의 공약을 잘 버무려 단일공약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 관계자는 "아직 당 차원의 보건의료정책과 후보자 선거캠프의 공약을 조율하는 과정"이라면서 "최종 공약집 마련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달 5일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를 선정할 예정인 국민의힘도 보건의료정책이 무르익지 않은 상태다.
메디칼타임즈는 올 하반기 대선정국에서 주목할 만한 보건의료정책 쟁점을 정리해봤다.
■공공의대·국립의전원 설립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등장한 의사인력 확보를 위한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및 국립의전원 설립은 계속해서 의료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경기도지사 후보 당시 첫번째로 제시한 정책이 공공의료 강화였다. 6개의 경기도 지방의료원의 시설과 의료환경을 개선해 거점공공의료기관으로 자리잡도록 해 의료서비스를 공공화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대권주자로 거듭난 현재도 그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오히려 확고하고 그 대상이 확대됐다. 이 후보는 예비후보 당시 기자회견에서 공공의대 신설을 포함한 의료인력 확충에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공언했다.
앞서 수술실 CCTV의무화를 강하게 밀어부쳐 결국 경기도의료원 산하 병원에 그대로 반영한 것을 볼 때 의료계 입장에선 이 후보의 공공의료 추진 공약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부가 코로나19 일상회복으로의 전환을 언급하면서 국회에서도 "의대증원, 공공의대 신설 등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정부를 강하게 압박했다.
의료계가 의정협의에서 '코로나19 회복 이후'로 미뤄둔 의대정원 논의 시점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모양새다.
■한시적 비대면진료의 토착화
대선국면에서 비대면진료 또한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복지부는 물론 국회까지 비대면 진료에 대한 국민들의 편의성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특히 복지위 여당 의원들은 복지부를 향해 "비대면진료에 대한 환자 편의가 높은데 지속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의하기도 했다.
일부 원격진료 플랫폼 업체에서 발기부전치료제, 식욕억제제 등 마약류 의약품에 대한 선정적인 광고로 의약품 오남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이는 최근 복지부가 해당 의약품 처방을 금지시키면서 논란의 싹을 잘라냈다.
한편으론 정부가 부작용을 제거하면서 이 제도를 끌고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또한 정부는 조만간 일상회복 단계로 전환을 엿보고 있지만 코로나19 종식 선언은 아직 이른 상황. 언제 터질지 모르는 팬데믹을 대비하는 차원에서라도 비대면 진료를 지속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존재한다.
국민들도 비대면 진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만큼 대선정국에서 보건의료정책 공약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국회 복지위 한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는 이미 흐름을 탔다고 본다. 의사협회는 선제적으로 수가를 제시하고, 약사회도 약 배송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주도적인 모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간호법 제정
앞서 여·야를 막론하고 대표발의가 쏟아졌던 간호법은 대선국면에서도 화두로 부상할 전망이다.
간호법 제정은 의료계 내 직역간 갈등이 첨예한 현안이 만큼 대선국면에서 조용히 묻힐 수도 있지만 그 반대로 해당 직역단체는 이를 활용할 수도 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간호사에 대한 국민적 호감도는 물론 대정부, 대국회에서도 적극적인 신뢰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
실제로 코로나19 시국에서 복지부 내에는 수십년 째 간호계 숙원과제였던 복지부 내 간호사 직역을 위한 별도 부서인 간호정책과가 신설되기도 했다. 간호계는 이 기세를 몰아 대국정국에서 간호법 제정까지 이어가고자 정치력을 총동원할 가능성이 높다.
■법사위 계류중인 의사면허법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인 의사면허법도 의료계에는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다.
최근 법사위 법안소위 안건에서 연이어 제외되면서 쟁점에서 멀어졌지만 조용했던 지난 6월, 국회 법사위가 해당 안건을 돌연 상정하면서 의료계가 바짝 긴장한 바 있다.
대선을 앞두고 의료계 표심을 고려해 조용히 묵혀둘지 아니면 국민적 지지를 염두에 두고 다시 드라이브를 걸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