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 상황이 국내 열악한 중환자실의 실태를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이를 계기로 중환자 정책에 대한 체계적인 컨트롤 타워 구축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함께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서지영 교수(중환자의학과)는 16일 김미애 의원 주최로 열린 '위드코로나 긴급점검 전문가에게 듣는다' 토론회에서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의 문제점에 대해 조목조목 짚었다.
서 교수는 토론을 통해 수면 밑 가라앉아 있던 고질적인 중환자실의 저수가 문제부터 중환자실 내 인력부족 문제까지 수십년간 묵혀 있던 문제점을 끄집어 냈다.
그는 한국의 방역대응은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 중환자실 병상 수는 세계 평균보다 높은 편이고 다른 국가에 비해 확진자가 심각하게 많은 수준도 아니라고 봤다. 그럼에도 왜 위드코로나 전환 45일만에 코로나 의료체계는 붕괴에 직면한 것일까.
서 교수는 (시설을)제대로 갖춘 중환자실 즉, 시설이 열악하고 인력도 없기 때문이라고 봤다.
그는 "한국은 평소에도 중환자 의료 자원이 부족했다"면서 "구조적으로 감염병 중환자를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이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다인실. 병실료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선호하지만 감염 등에는 취약한 구조인 것이다.
그는 "중환자실 저수가 상황이 수십년간 지속되면서 병원들도 중환자실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 게다가 공공분야 중환자실도 10%에 그치는 수준"이라면서 "결국 코로나19 상황에서 당근책을 제시하며 중환자 병상을 확보하는데 급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의료인력난은 더 심각하다.
그는 "OECD국가 대비 중환자실 내 간호인력은 1/3~2/3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의사인력은 더 없다"면서 "한국은 의사가 없어도 중환자실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중환자실의 척박한 환경이 코로나19 중환자 대응력을 끌어올리는 한계가 되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병상 행정명령을 통해 병상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증환자를 돌볼 수 있는 의료자원은 한정적이고 자칫 비코로나 환자에 대한 진료역량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서 교수는 "중환자 정책에 대한 체계적인 컨트롤타워 구축이 필요하다"면서 "권역별로 묶어서 관리하고 중증도별 대응이 가능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고려의대 최재욱 교수는 현재의 심각한 병상부족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중환자 위주의 병상 전환을 강조했다. 중환자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구간인 만큼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국립중앙의료원과 국립대병원이 적극 나서 코로나 중환자 병상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최 교수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중증환자 병상 확보와 의료인력 지원"이라면서 "최우선 순위로 삼고 대응 해야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팀 정영기 과장은 "일상회복에서 오늘(16일) 잠시 멈춤을 발표하게 되 송구하다"면서 "연말까지 목표한 병상을 확보하는 것 이외 추가적으로 병상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효율적인 병상 운영을 위해 인센티브 제도와 행정명령 추진하고 3차 접종과 청소년의 접종률을 높이는데 전력투구하겠다"면서 "재택치료 시스템도 보완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