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후보 간호법 제정 추진 발언 강력 규탄 의료계 "대선정국 휩쓸려 국회 통과할 사안 아냐"
정치권과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간호법 제정을 지지하는 발언이 나오면서 대한의사협회를 필두로 10개 의료단체가 연대해 결사항전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10개 보건의료 단체는 12일 성명서를 내고 "일부 유력 대선후보들이 간호법 제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해당 성명엔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대한응급구조사협회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 ▲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한국노인복지중앙회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한국재가장기요양기관협회 등이 참여했다.
앞서 대한간호협회는 지난해 말부터 간호법 제정을 위한 국회 시위를 진행해왔다. 그러던 중 지난 10일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김민석 위원장과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이 간호법 제정 의지를 드러낸 것을 시작으로 찬성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실제 11일 윤석열 후보는 간호협회에 방문해 간호법 제정 취지에 공감하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도 SNS를 통해 "선거 전이라도 간호법 제정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같은 날 간호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국민 청원에 20만 명 이상이 동의하기도 했다.
의료단체들은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간호법 관련 협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간호법 통과를 공공연히 이야기하는 간호협회의 태도가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선 후보들이 간호법 통과를 촉구한 것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의료단체들은 "간호법은 의료체계 근간을 뒤흔드는 심각한 문제점들을 갖고 있다"며 "면허제 근간의 현행 보건의료체계 붕괴, 간호사 업무범위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 타 직종의 업무영역 침탈 및 위상 약화 초래, 특정 직역인 간호사의 이익만을 위한 근거 마련, 의료관계법령 체계의 왜곡 등으로 국민건강과 생명을 위협한다"고 설명했다.
간호법은 보건의료체계 와해를 우려할 만큼 논란의 중심에 있는 법안으로 대선정국에 휩쓸려 국회를 통과할 사안이 절대 아니라는 것.
의료단체들은 "간호법이 추구하고자 하는 대부분의 사안은 현행 의료법 및 보건의료인력지원법에 동일하게 근거 규정이 마련돼 있다"며 "이에 따라 해당 법률을 통해 간호사뿐만 아니라 모든 보건의료인력의 근무환경 및 처우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할 수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회, 정부, 관계 당사자 간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숙의를 거치는 등 민주적인 과정을 통해 대안을 마련해나가는 것이 마땅하다"며 "인구 및 질병구조 등 보건의료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 등으로 확장해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