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거점전담병원으로 전환한 수도권 중소병원 내부에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 병상과 투석, 수술을 담당하는 내과와 외과를 제외하고 외과계 의사들의 이탈이 증가하고 있어 중소병원 진료과 재편의 신호탄이라는 전망이다.
17일 메디칼타임즈 취재결과, 수도권 코로나 거점전담병원인 중소병원에서 외과계 의사들의 사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A 종합병원의 경우, 전체 병상의 거점전담병원 전환 결정 이후 정형외과를 비롯해 외과계 등 의사 4~5명이 개원과 봉직을 위해 사직했다.
경기 B 종합병원 역시 코로나 모든 병상 거점전담병원 전환 전·후로 정형외과 등 외과계 의사들의 사직이 이어졌다.
사직을 선택한 개인적 사유로 각자 다르지만 코로나 전담병원에서 외과계 의사로서 역할이 모호해진 부분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사직한 의사들은 개원을 준비하거나, 일반 병원과 전문병원 봉직의로 자리를 옮기며 새로운 판로 찾기에 나선 상태이다.
반면, 병상 절반 가량을 전담병원으로 전환한 경기 C 종합병원은 일반 외래를 축소하며 진료와 수술을 이어가고 있어 의사들의 이직에 큰 변화가 없는 실정이다.
전체 병상을 코로나 병상으로 전환한 거점전담병원을 중심으로 의사들의 이직이 두드러지게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 병원의 진료 특화는 이미 시작됐다.
용인 강남병원의 경우, 코로나 환자 전용 투석 병상 34대를 갖추고 전담 의료진을 배치했다. 신장내과 의사와 투석혈관외과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코로나 투석 외래와 입원, 중환자실 구축을 완료한 셈이다.
병원 별도 건물에 비코로나 투석환자를 위한 투석병상 40대를 마련해 투석 환자 치료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강남병원 정영진 병원장은 "코로나 전담병원 전환 이후 투석환자 치료를 위해 시설과 장비, 의료인력을 보강했다"면서 "팬데믹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백화점식 진료 형태의 변화가 예상된다. 강점을 살리고 특화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림병원의 경우, 개원하는 정형외과 의사들과 협력체계를 마련해 병원 수술실을 공동 사용하는 개방형 병원 제도를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점전담병원으로 지정된 종합병원 대다수가 지역의 터줏대감인 점을 감안하며 중소병원 체질 변화의 모델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중소병원협회 조한호 회장(오산한국병원 병원장)은 "코로나 전담병원 내부에서 이직과 채용 등 많은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병상 전환 규모별 차이가 있어 단정하긴 이르다"면서 "분명한 점은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중소병원들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한호 회장은 "국회와 정부 모두 인정하듯 코로나 사태에서 중소병원 역할은 크다. 손실보상 등 일시적인 지원책으로 부족하다"면서 "향후 진행될 의료전달체계 개선에서 허리 역할을 하는 중소병원 중요성을 반영한 실질적인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