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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CR 출사표 던진 국내사들…4세대 항암제에 방점

발행날짜: 2022-03-28 05:30:00

유한양행과 HK이노엔 등 타그리소 내성 극복에 도전장
상장 철회한 보로노이도 관심…연구로 경쟁력 입증할까

미국암연구학회 연례학술대회(AACR 2022)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기나긴 코로나 대유행 터널을 뚫고 3년 만에 오프라이능로 진행될 이번 행사를 두고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

그동안 갈고 닦아온 주요 항암 신약 임상데이터를 국제무대에 알릴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AACR이 종양학 분야 세계최대 국제학술행사로 꼽히는 만큼 항암신약 임상데이터 결과 공개를 통해 기술수출의 기획을 엿보고 있는 셈인데, 올해는 4세대 폐암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암 학술대회인 AACR이 오는 4월 8일부터 13일까지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개최된다.

2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통 제약사들부터 신흥 바이오사들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AACR를 통해 그동안 추진한 항암신약 임상연구 결과 발표를 예고했다.

올해로 115회를 맞이하는 AACR은 127개 국가의 회원 4만 8000여명을 보유하는 한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함께 종양학 분야 최대 국제학술행사다.

올해는 지난해와 다르게 대면 행사로 내달 8일부터 13일까지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개최된다는 점이 특징인데 최근 주최 측이 초록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국내 항암신약 개발에 앞장서 온 전통 제약사들은 일찌감치 AACR에 출사표를 던졌다. 대표적으로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이다.

우선 유한양행은 에이비엘바이오로부터 도입한 'YH32367(ABL105)'의 전임상 결과를 현지시간으로 11일 발표할 예정이다. YH32367은 '4-1BB'와 'HER2'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항체치료제 후보물질로 2020년 AACR에서 전임상 효능시험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발표에서는 YH32367이 후보물질의 안전성과 효과적인 HER2 표적 치료제로서 약물 내성이 있는 암 환자에게 유망한 치료제가 될 수 있음을 전할 예정이다.

매년 AACR에 참여 중인 한미약품은 현지시간으로 12일 'EZH1'과 'EZH2'를 이중저해하는 표적항암치료제인 'HM97662'의 전임상 연구를 발표하며, 임상시험의 필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AACR에 출사표를 던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중 4세대 폐암치료제 개발에 도전장을 던진 기업들이 이목을 끈다. C797S로 불리는 타그리소(오시머티닙) 등 3세대 EGFR 저해제 치료 이후 나타나는 내성 돌연변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대표적으로 표적항암제 후보물질 2종에 대한 전임상 데이터 공개를 예고한 HK이노엔이다.

서울대병원 연구팀과 함께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타그리소의 저항성을 극복하기 위한 4세대 EGFR TKI IN-A008의 연구결과와 함께 치료제가 제한적인 간암에서 암줄기세포(CSC)를 타겟하는 DCLK1 저해제 IN-A006 등의 연구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마찬가지로 바이오사 온코빅스의 경우도 타그리소의 후천적 내성인자인 EGFR C797S 변이를 표적하는 4세대 EGFR TKI 후보물질 'OBX02-011'의 전임상 데이터를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발표는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도 포스터 형태로 4세대 폐암 표적치료제 후보물질 BBT-207의 전임상 연구 초록(Abstract)을 공개한다.

회사는 AACR 대면 행사에 참석해 BBT-207의 종양 억제 효능 관련 전임상 연구 결과를 포스터 형태로 최초 공개하는 한편, BBT-207은 연내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2 AACR 참석 예정 기업 리스트(자료 출처 : 교보증권)

기대주로 떠오른 바이오사들 '출사표'

보령제약 관계사로 알려진 바이젠셀도 현지시간으로 8일 AACR에 참여한다. 암세포 특이적-CAR(chimeric antigen receptor, 키메라 항원 수용체)를 발현하는 동종 감마델타T세포를 이용한 유전자세포치료제인 VR-CAR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항체치료제 개발기업으로 알려진 파멥신은 신규타깃 면역관문억제제인 'PMC-309'의 연구결과를 지난해에 이어 발표할 예정이다. PMC-309로 인해 종양 미세환경 내 면역 활성도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네오이뮨텍의 경우 AACR서 NT-I7(efineptakin alfa)과 새로운 병용 물질의 전임상연구 초록 2건을 공개한다. 이번 전임상연구는 그동안 PD-L1 억제제, CAR-T 및 화학/방사선 치료와 병용했던 기존 임상 외에 또 다른 치료 면역항암제 옵션과 병용 연구다.

에이비온은 ABN501의 전임상 데이터를 AACR에서 처음으로 공개한다. ABN501랩 유방암, 난소암 등에서 많이 발현하는 클라우딘3 단백질을 표적하는 혁신신약으로, 전 세계적으로 클라우딘3를 찾아내는 항체는 현재 ABN501이 유일하다.

이 밖에 박셀바이오와 티움바이오, 지놈앤컴퍼니, 레고켐바이오, 에스티큐브, 엠디바이오랩, 티에스바이오 등 다양한 바이오사가 AACR에서 그간에 연구 성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더불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 사이에서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알려나가는데 주력하면서도 비상장 기업들의 성과 여부도 주목하고 있다. 비상장사로 AACR에 참여하는 기업은 딥바이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보로노이 등이다.

가장 큰 관심은 최근 상장 철회를 결정한 보로노이다. 보로노이는 AACR을 통해 고형암을 표적하는 'Raf 저해제'인 'VRN14'에 대해 전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바이오사 관계자는 "같은 적응증으로 하는 후보물질이 아니라면 다른 기업의 발표를 주목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최근에 상장을 철회한 보로노이가 어떤 데이터를 보여줄지는 궁금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국내 증시가 혼란스럽다면서 상장을 철회했다. 핵심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며 향후 시장 안정화 시점에서 재평가 받겠다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AACR에서 경쟁력을 입증할 만한 연구 결과를 발표할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