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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일방적 방역정책 수립 혼란 가중…새 정부 기대"

발행날짜: 2022-04-14 05:30:00

24일 대의원총회 앞서 상정 안건 공개…방역지침 불만 눈길
"소통의 이필수 집행부 긍정적으로 평가…필요할 땐 투쟁해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가 기존 정부의 방역지침 개정이 일방적인 통보로 이뤄졌던 상황을 지적하며 재발방지 대책을 주문했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박성민 의장은 지난 12일 출입 기자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일방적인 방역지침 개정으로 인한 현장 피해가 특히 심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방역지침이 시시각각 변했는데 이를 의료진이 아닌 언론에 먼저 알려 의료현장에 혼란이 가중됐다는 것.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박성민 의장

박 의장은 "현장이 방역지침 개정을 뒤늦게 알게 되면 준비도 늦어지고 혼란스럽다"며 "관련 지침을 정하면서 규제를 앞세우기보다 의료진이 환자를 안전하게 볼 수 있게끔 의료기관의 의견을 많이 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원격의료가 대두하면서 이에 대한 의료계 인식이 변화하는 상황도 전했다.

박 의장은 "의협은 지난 10여 년 동안 원격의료를 반대해왔지만, 최근 계속 반대만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많아졌다" 며 "그래서 서울시의사회가 주도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어느정도 성과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원격의료로 환자의 건강에 위해가 생기거나 안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률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검토도 필요하다고 봤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오는 7월 본사업 진행을 목표로 하는 분석심사에 의협 참여가 저조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선, 이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심사위원회(PRC)와 전문분과심의위원회(SRC)에 의협이 참여해 일선 의료기관 피해가 적도록 의협이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정부에 대한 신뢰가 약해 논의가 무의미하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라는 것.

박 의장은 "심사체계 자체가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 맞게 이뤄져 있어 일선 의료기관에겐 현실성이 많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의사회원들이 걱정하는 것은 정부와의 신뢰 관계가 구축되지 않았다. 이를 먼저 근본적으로 회복시키는 조치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필수 회장 집행부를 두고 회원들의 의견이 갈리는 상황도 전했다. 이 회장 집행부는 지난 1년 간 정부 및 국회와 소통을 앞세워 회무를 진행해 왔다. 이를 통해 정부와의 협상 능력이 강화된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회원이 있는 반면 이전과 같은 투쟁을 바라는 이들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박 의장은 "이때까지 집행위원들이 강경하게 나가서 회원을 위해 얻은 것은 크지 않다. 그러나 강한 집행부를 바라는 회원들도 있다"며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집행부가 회원을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투쟁도 좋지만 먼저 대화를 먼저 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의협의 당정 대응력이 강화된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의협은 5개 의사단체 및 의학회와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정기적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 행보를 볼 때 대정부·국회 협상력이 강화됐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권에서 의료계 반발이 심한 법안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선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달 국회에서 간호법 상정이 결정되는데, 해당 법이 법제사법위원회에 넘어가게 된다면 기존의 집행부 산하 비상대책특별위원회를 확대 개편해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봤다.

오는 5월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의사 출신인 정호영 후보자가 내정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의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의료인을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한 것을 좋은 신호로 느끼고 있다"며 "특히 정호영 장관 후보자는 기피과인 외과 전문의인 만큼 필수의료 문제 해결이 원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과학방역을 강조하는 만큼 의료계가 관련 지침을 수립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방역수칙이 경제적, 정치적 상황으로 변질된 것 같다. 정치방역, 경제방역이라는 이상한 단어들이 나오게 된 계기"라며 "인수위가 말하는 과학방역은 방역수칙 기준에 과학적 근거를 갖추자는 의미로 생각되며 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박 의장에 따르면 24일 예정된 제 74차 정기대의원총회에 ▲코로나19 피해 병·의원 보상·지원책 마련 ▲의료진 방역지침 수립 참여 촉구 ▲의료기관 백신 배송인력 확보 지원 ▲법정의무교육 간소화 ▲방문진료 시법사업 관련 왕진 논의 ▲PA 및 무면허 의료행위 금지 ▲노인환자 가산수가 신설 ▲한국여자의사회, 대한병원장협의회 산하단체로 가입 ▲대의원 정수 문제 ▲군진의학회 인원 수 조정 등 안건이 상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