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하면서 일상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의료기기 기업들은 여전히 강도 높은 방역을 이어가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업종의 특성상 감염 사태에 매우 취약한만큼 당분간은 자체적 방역을 이어간다는 것이 이들의 결정. 특히 마찬가지 이유로 대면 영업 등의 재개에도 아직까지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모습이다.
19일 의료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이번 주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재했지만 기업들은 별다른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치료재료 수입·유통기업인 A사 대표는 "정부 방침은 해제됐지만 당분간은 2교대 재택 근무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며 "부서별 A조와 B조로 나눠 번갈아 출근하는 방식"이라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일부 직원들의 감염 사례는 있었지만 워낙 관리를 강화한 터라 여전히 미 감염자가 3분의 2가 넘는다는 점에서 위험은 여전하다는 것이 경영진의 중론"이라며 "혹여 모를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상반기까지는 재택 근무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비단 A기업만의 사례는 아니다. 정부가 18일 0시를 기해 영업 시간과 집합 금지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전히 폐지했지만 기업들은 자체적 방역 기준을 여전히 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방침과 무관하게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의견. 결국 정부 방침보다는 기업의 지침 등에 무게를 둘 수 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인 B사 임원은 "거리두기 해제와 무관하게 비 필수 인력 재택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며 "또한 부득이하게 출근시 자가검사키트 검사를 의무화한 지침도 여전히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정부 방침과 무관하게 우리 기업 같은 경우 글로벌 본사 차원의 권고를 무시할 수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본사 차원에서 지침이 내려오기 전까지는 현재 체제를 유지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일상회복 절차로 대면 영업이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의료기기 산업계에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의료기관들이 여전히 영업사원 출입금지를 이어가고 있는데다 기업들 또한 혹여 모를 사태를 우려하며 이에 대한 재개를 미루고 있는 이유다.
A사 대표이사는 "사실 우리 기업의 경우 영업 라인이 매우 중요하긴 하지만 아직까지 공격적인 대면 영업은 쉽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고객사, 즉 의료기관에서 요청이 오면 응대하는 방식을 당분간 이어가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의 하나의 확률이지만 공연히 대면 영업을 강행했다가 의료기관에 피해를 입힐 경우 돌아올 후폭풍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 될 수 있다"며 "여전히 종합병원급이 영맨 출입 금지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부담이 되는 부분 중 하나"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일부 업종의 경우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며 사전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일상회복의 가속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영업라인을 확충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
미용기기 제조기업 C사 임원은 "2년전 중단했던 영업 사원 채용을 다시 시작한 상태"라며 "사실 다른 의료기기 분야와 달리 피부, 미용은 리오프닝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이라 선제적 준비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아마 유사 업종의 기업들 모두 같은 생각일 것"이라며 "이미 의료기관들의 수요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빠르게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