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이 18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쉽지 않아보였던 법안 의결 배경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지역의사회 및 간호조무사들의 강경 행보에 이어 소청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의 국회를 향한 강공 드라이브가 적잖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회 복지위 김민석 위원장이 지난 17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한 발언에 고스란히 담겼다.
김 위원장은 "최근 간호법 문제를 둘러싸고 이뤄지는 복지부 산하 보건의료 단체 및 협회들의 행태에 대단히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서 이를 도마위에 올렸다.
그는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고자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내고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피켓 시위 하는 것을 봤다"면서 "이들은 시민으로서 자신의 실명을 사용하는게 아니라 해당 단체의 이름을 내세워 피켓 시위를 한다는 점"이라고 문제를 삼았다.
이는 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의 행보를 언급한 것. 앞서 임 회장은 민주당사 앞에서 소청과의사회 이름으로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간호법에 반대한 행보였지만 피켓에는 간호법에 대한 내용이 아닌 김 위원장을 저격하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또한 간호조무사협회 임원들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자택 앞에서 민주당 의원의 전원사퇴를 촉구하는 내용의 피켓시위를 통해 압박에 나서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 같은 행보를 언급하며 "해당 사항에 대해 내용증명을 보내 그의 주장, 행동 방식이 해당 단체에 결의를 거친 것인지 물었다"면서 "개인적으로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복지부에도 "이번 일이 정리된 이후에 복지부는 해당 단체들의 핵심을 맡고 있는 분들이 해당 단체의 결의를 통해 정당한 방식으로 시위에 나선 것인지 여부 등 과정을 철저히 파악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향후 복지위에 남게될 경우 해당 문제에 대해 다시 체크하겠다고도 했다.
실제로 앞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일부는 간호법을 두고 신중론이 있었지만 보건의료단체들의 강공 드라이브에 도가 지나쳤다고 판단, 간호법안 강행모드로 전환했다는 게 국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와 더불어 앞서 지역의사회의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역의사회의 지지성명 또한 간호법안 강행의 기폭제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선 의사 출신인 정호영 장관이 임명될 경우 간호법 제정에 차질이 예상되는 상황. 이런 와중에 각 지역의사회가 줄줄이 장관 임명 지지 선언에 나서자 더불어민주당 측에선 오히려 가속도를 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국회 관계자들의 얘기다.
국회 한 관계자는 "보건의료단체가 이를 저지하는 행보가 오히려 간호법이 복지위를 통과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