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대에 달하는 초고가 신약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평균 출시 가격이 100배 가량 폭증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다른 의료서비스 지표들에 비해 약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지시각으로 7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는 지난 2008년부터 2021년까지 처방약 가격 추이에 대한 분석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10.1001/jama.2022.5542).
실제로 최근 면역항암제나 표적항암제 등 초고가약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약값에 대한 부담은 점점 더 커져가는 추세다. 하지만 이러한 고가약이 얼마나 부담을 주는지에 대한 분석은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
이에 따라 브링검 여성병원 벤자민(Benjamin N. Rome)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출시된 약물의 가격 추이를 분석해 고가약의 비중 등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분기별 1230개 품목의 도매 약가를 분석하는 데이터베이스인 SSR Health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2008년부터 2021년 사이에 새로 출시된 약물의 약값을 비교 분석한 것.
그 결과 2008년부터 2021년사이에는 총 576개의 약물이 신규로 출시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357개는 화학 약물이었으며 139개는 생물학적 제제, 182개는 희귀질환 치료제였다.
이러한 약물의 가격은 역시 희귀질환 치료제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평균 가격이 16만 8441달러(한화 약 2억여원)을 기록한 것. 이어서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가 15만 5091달러(한화 약 1억 9천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렇듯 고가약 출시가 이어지면서 평균 출시 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다. 2008년에는 평균 출시 가격이 2115달러(한화 약 265만원)에 불과했지만 2021년에는 18만달러(한화 약 2억 3천만원)로 무려 100배 이상 증가한 것.
마찬가지 이유로 연간 15만달러 이상 가격이 책정된 약물의 처방 비율도 2008년에서 2013년까지 9%에 불과했지만 2021년에는 47%로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이유로 평균 출시 약값도 매년 증가 추세에 있었다. 2008년부터 2021년까지 평균 약값 추이를 분석하자 매년 20.4%씩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진은 "2008년부터 2021년까지 신약 출시 가격이 매년 20% 이상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지난해에는 신약의 47%가 15만달러 이상의 고가약으로 출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신약 가격의 추세는 다른 의료서비스 가격 상승폭을 크게 앞지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효율적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