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맥형 제세동기(TV-ICD)와 피하 삽입형 제세동기(S-ICD)를 비교한 헤드 투 헤드 연구가 줄이어 나오면서 S-ICD로 패러다임 변화가 뚜렷하고 일어나고 있다.
작년 공개된 아시아인 대상 레지스트리 연구는 물론 올해 나온 ATLAS 임상까지 S-ICD에 보다 유리한 결과를 말하고 있어 2017년 이후 미국심장협회·심장학회·부정맥학회(AHA·ACC·HRS)의 S-ICD 관련 권고 등급 상향이나 활용 범위 확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대한부정맥학회는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제14회 국제학술대회(KHRS 2022)를 개최하고 향후 제세동기 관련 지침 변화 가능성을 진단하는 세션을 진행했다.
기존의 삽입형 제세동기 TV-ICD 방식은 1980년 첫 임플란트 시술 성공 이후 40년째 임상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문제는 혈관과 심장 안에 전극을 꽂아야 하는 태생적인 한계로 전극 관련 합병증이 심심찮게 보고 된다는 것.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심장과 혈관을 직접 접촉하지 않는 방식의 제세동기 S-ICD가 등장했다. 현재 상용화된 S-ICD는 보스톤사이언티픽이 개발한 엠블럼이 유일하다. S-ICD는 피하에 삽입하고 전극선이 심장 밖에 위치해 전극선이 심장 안에서 유발할 수 있는 감염 위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실제로 2017년 AHA·ACC·HRS는 감염 및 만성질환 등 고위험 환자군에게 S-ICD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이날 세션에서는 2017년 이후 업데이트 된 다수의 임상 연구들이 추가 공개됐다. 대규모 임상 연구들이 국제 가이드라인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연구들은 S-ICD의 방향성을 예고하는 지표로 작용할 수 있다.
먼저 홍콩대 체 훙파트(Hung Fat Tse) 교수는 'S-ICD 최신 업데이트' 발표를 통해 제세동기 관련 연구 동향을 소개했다.
체 교수는 "부적절한 쇼크, 치료율 등을 살핀 2017년 EFFORTLESS 임상 연구를 통해 S-ICD는 미리 설정해둔 안전성과 효과성 지표들을 달성한 바 있다"며 "2020년 PRAETORIAN 임상에선 S-ICD가 기기 관련 합병증 및 부적절한 쇼크 발생 가능성에서 TV-ICD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아시아인 대상 S-ICD 코호트에서는 21명의 참가자가 모집됐는데 기존 방식 대비 다소 높은 부상 합병증이 보고됐다"며 "2021년 아시아인 대상 레지스트리 연구에선 1년 추적 관찰동안 적절했던 쇼크가 1건(1.3%), 부적절한 쇼크가 1건(1.3%), 감염은 1건(1.3%), 전체적인 주요 이상반응은 3건(4%)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년에 4%의 리드나 기기 관련 합병증은 적은 수치"라며 "이후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DFT 임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지금까지 나온 연구들만 종합해도 S-ICD는 기존 ICD의 합병증을 피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기"라고 평가했다.
홍콩 프린스오브웨일스 병원 소속 요셉 찬(Joseph YS Chan) 교수는 올해 공개된 ATLAS 임상 결과를 통해 S-ICD의 미래를 가늠했다.
찬 교수는 "ATLAS 임상은 S-ICD 251명과 TV-ICD 252명 두 그룹으로 나눠 1, 6, 12, 18, 24개월간 시술 관련 합병증 및 전극 관련 합병증을 추적 관찰했다"며 "주요 결과를 보면 복합 주요 결과는 S-ICD가 1건(0.4%), TV-ICD는 12건(4.8%)로 S-ICD가 보다 안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부적절한 쇼크 발생률은 S-ICD가 16건(6.4%), TV-ICD는 7건(2.8%)로 S-ICD가 더 많았다"며 "기기의 첫 쇼크 실패나 급성 부정맥 돌연사 위험비로 계산한 ICD 효율성을 따졌을 때 S-ICD의 위험비는 TV-ICD 보다 약 47% 높았다"고 지적했다.
부산의대 최진희 교수는 올해 국제학술지 Circulation에 발표된 DANISH 장기 추적 관찰 연구를 인용, 비허혈성 심장질환자에서 1차성 심장사 예방 목적의 ICD의 유용성에 대해서 말했다.
최 교수는 "2016년 공개된 DANISH 임상에선 ICD 삽입 환자군의 심장사 예방 유용성이 비삽입군 대비 크지 않은 결과가 나왔지만 당시 70세 이하에선 ICD의 유용성이 확인됐다"며 "이를 장기 추적 관찰한 새 연구에선 70세 이하 모든 원인 사망률이 36%대 30%, 심혈관 관련 사망 위험은 28% 대 22%, 돌연심장사 위험은 11% 대 5%로 ICD에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유럽심장협회 및 2017년 AHA·ACC·HRS 지침은 주로 S-ICD를 전극 관련 합병증 위험성이 있거나 혈관에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 장기간 ICD를 장착해야 하는 젊은 환자인 경우 S-ICD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며 "하지만 올해 나온 연구를 통해 ICD, 특히 S-ICD의 사용 확대 및 지침 변화를 예상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작년 공개된 UNTOUCHED 임상은 낮은 심장박출률(35% 이하)을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S-ICD의 주요 사건 발생 예방률을 연구했다.
최 교수는 "UNTOUCHED 임상은 부적절한 쇼크가 없는 비율을 91.6%로 설정했는데 실제 임상 결과 비율은 95.9%로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며 "두번째 연구 종말점은 모든 원인 쇼크가 없는 비율로 목표치 85.8%를 설정했는데 실제 임상 결과는 90.6%로 더 좋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ATLAS 임상에서 S-ICD는 92%나 더 낮은 전극 관련 합병증으로 TV-ICD 대비 합병증 영역에서 우월성을 입증했다"며 "다만 S-ICD가 보다 부적절한 쇼크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나왔지만,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며 "심장 오버센싱을 저감하는 스마트패스 필터 시스템을 갖춘 최신 S-ICD에선 부적절한 쇼크 발생 비율이 TV-ICD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강조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S-ICD는 ATLAS와 PRAETORIAN 임상으로 합병증 예방에서 TV-ICD 대비 우월성을 입증했고 S-ICD의 쇼크 효율은 98~100%에 달한다"며 "S-ICD는 페이싱 기능은 필요없으면서 전극 관련 합병증 위험을 줄이고 싶어하는 환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체재"라고 덧붙였다.